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가운데)의 모습. AP연합뉴스
세계 가톨릭교회의 중심지인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에 사상 최초로 여성이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현지시간)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에 ‘성체의 프란치스코수녀회’ 소속 라파엘라 페트리니 수녀(56)를 임명했다고 바티칸뉴스,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티칸시국 행정부는 우체국·경찰서 등 기반 시설과 지역 주 수입원인 바티칸박물관 등 운영을 책임지는 부서로, 이곳 최고 직책에 여성이 임명되는 것은 가톨릭교회 역사상 처음이다. 페트리니 수녀는 다음달 1일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추기경이 은퇴하면 행정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앞서 페트리니 수녀는 2021년 11월에도 여성 최초로 바티칸시국 행정부 장관을 보좌하는 바티칸시국 행정부 사무총장 자리에 앉은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TV 인터뷰에서 “페트리니 수녀는 행정부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그의 세밀한 관리 능력과 강한 협동 정신은 분명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장관 임명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이 교황청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가톨릭 내 여성 지위 향상에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바티칸시국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비율은 2013년 19.3%에서 현재 23.4%로 증가했고, 고위직 임명도 확대 추세다.
지난달엔 이탈리아 꼰솔라따 선교사인 시모나 브람빌라 수녀가 교황청 축성생활회와 사도생활단부 장관으로 임명돼 첫 교황청 여성 장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 사제는 물론 여성 부제 허용에도 반대 입장이어서, 여성을 ‘2등 신분’으로 만드는 교회 내 성별 장벽은 여전하다는 비판도 있다고 A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