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전지 제조사들 과잉생산으로 적자 전환 (202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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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5-08 09:31 조회1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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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양전지 제조사들 과잉생산으로 적자 전환
- 한승동 에디터
- 승인 2025.05.07 10:40
론지솔라 등 주요 7개사 지난해 사상 첫 적자
과잉생산이 가격하락과 적자, 과잉수출 불러
중국업체들 세계 생산능력 80% 이상 차지
과잉생산으로 태양광 패널 가격 1W당 70% 하락
시진핑 ‘신 3종 신기’ 하나로 태양전지 증산 재촉
철강, EV 등과 함께 과잉생산이 ‘디플레 수출’로



주요 7개사 지난해 사상 첫 적자
중국기업들이 세계 생산능력의 80%를 차지하는 태양광 전지산업 분야의 중국 주요 7개사가 생산과잉 때문에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봤다고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이 6일 보도했다.
<닛케이> 기사에 따르면, 태양광 패널 매출 세계 10대사 가운데 9개사가 중국기업이며, 이들 중 론지솔라 등 주요 7개사가 2024년 12월 결산에서 최종 손익 합계 270억 위안(약 5조 2천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비교 가능한 2017년 이후의 통계에서 첫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태양광 패널 제조에서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지닌 중국기업들이 생산능력을 대폭 증강하는 바람에 수요를 큰 폭으로 넘어서는 공급과잉이 발생해 시장 상황이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업체들 세계 생산능력 80% 이상 차지
중국기업들이 이처럼 태양전지 생산을 대폭 늘린 배경에는 첨단기술에 대한 경영자원 집중을 재촉해 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침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은 2015년에 10년 뒤를 목표로 한 하이테크 진흥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출범시켜 반도체와 태양광 발전, 고속철도 등의 산업규모를 대폭 확대해 왔다.
이에 따라 태양광 전지산업은 원료인 금속 실리콘에서부터 중간제품인 웨이퍼와 셀, 최종제품인 태양광 패널에 이르기까지 중국기업들이 세계 생산능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로 인한 값싼 중국산 관련 제품들의 대량 유입으로 현지 생산업체들의 체력이 약화되는 등 국제적인 마찰이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업체 과잉생산으로 패널 가격 1W당 70% 하락
중국 관련 기업들은 2023년 12월 결산에서는 모든 기업들이 총418억 위안(약 8조 원)의 최종 흑자를 기록했으나, 1년 뒤인 2024년 12월 결산에서는 세계 점유율 2위인 론지솔라(隆基緑能科技) 등 5개사가 거액의 손실을 냈으며, 나머지 2개사도 최대기업인 징커솔라(晶科能源)의 이익이 98%나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런 급격한 실적 전환은 중국기업들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시장상황 악화 때문이다. 태양전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간 2022년 이후 수요가 늘었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풍력에 비해 설치가 용이한 태양전지 쪽 생산 비중이 더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패널 신규 도입량은 2022년에 242GW(기가와트. 1GW=10억W)로 전년도보다 40%나 늘었다. 그리고 2023년에는 456GW, 2024년에는 602GW로 급증했다.
미국 블룸버그의 조사분석업체인 블룸버그NEF의 분석에 따르면, 이런 수요 증가에 따른 중국기업들의 적극적인 생산 확대로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 분을 크게 넘어서, 2024년 말 태양광 패널 가격은 1W(와트)당 9센트로, 2022년 초보다 70%나 떨어졌다.
이런 공급과잉은 이미 예견됐으나, 중국기업들은 타사가 도태되더라도 자사가 살아남는다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는 시진핑 정권의 의향도 가세했다.
시진핑 정부 ‘신 3종 신기’의 하나로 태양전지 증산
중국정부는 예전에 의류와 가전, 가구를 ‘3종의 신기(神器)’로 삼아 생산과 수출을 강화했으나, 최근에는 첨단기술 중시로 정책을 전환하면서 태양전지와 전기자동차, 리튬전지를 ‘새로운 3종 신기(新三種神器)’로 삼아 지원을 강화해 왔다. 2023년에는 시 주석이 전기자동차(EV)와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신질(新質)생산력’을 높이는 정책을 주창했으며, 태양전지도 그 대상이 됐다.
중국은 태양광 패널 신규 설치량도 세계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 수요국인데, 그럼에도 늘어난 공급을 국내에서 다 처리할 수 없게 되자 남아도는 제품을 국외로 밀어내게 됐다. 중국 세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태양광 패널 수출액은 2024년에 306억 달러(약 42조 원)로, 2020년에 비해 50%나 늘었다.

철강, EV 등과 함께 과잉생산이 ‘디플레 수출’로
태양광 패널뿐만 아니라 중국제 철강과 EV의 과잉생산은 값싼 중국제의 과잉수출로 이어져 중국의 ‘디플레 수출’이 국제사회에서 심각한 마찰 요인이 됐다.
미국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 가드(국내산업 보호를 위한 긴급 수입제한)를 발동해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유럽은 위기감이 크다. 일부 유럽 기업들은 EU(유럽연합) 역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태양광발전제조업위원회(ESMC)는 2024년 9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역내 업체들을 지키기 위해 무역 방어조치를 취해 달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런 사정에 따라 중국기업들도 생산 조정에 나서고 있다. 론지솔라는 중국 동부에서 계획 중이던 새 태양광 패널 공장 가동을 2024년 말에서 2026년 중반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상황이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
2024년 말 생산능력 이미 10년 뒤 수요 초과
블룸버그NEF는 2035년의 세계 태양광 패널 신규 도입량 예측치는 993GW인데, 태양광 패널 실제 생산능력은 2024년 말 시점에 이미 1446GW에 도달해 10년 뒤의 수요를 넘어서는 공급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잉생산에 따른 태양전지의 가격하락이 기업이나 소비자의 수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나, 생산업체들의 경영모델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 공급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높아진다. 중국의 과잉생산과 값싼 과잉수출(디플레 수출)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태양광 패널은 이미 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철강, EV 등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 마찰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