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작년보다 심해…국내, 올해 20주차 100명 안정적
“유행 패턴 ‘연간 1회’로 굳어질 듯…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최근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 한국은 확진자 급증 추세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여름처럼 올해도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 의료대응체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환자 수 동향 자료를 보면, 올해 5월11~17일(20주차) 국내 병원급 표본 감시 의료기관 221곳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0명이었다. 국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소폭 증감을 반복하면서 최근 4주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해외에서는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 추세다. 올해 20주차 기준 홍콩의 코로나19 환자는 977명이다. 직전 주 1042명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지난해 유행 정점시기 주간 환자 수 796명보다는 많다. 20주차 기준 사망을 포함한 중증 환자는 27명으로, 전주 18명보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은 코로나19 외래·응급실 방문자가 1만9097명으로, 전주 대비 91.3%나 늘었다. 사망을 포함한 중증환자 대부분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였다. 중국은 코로나19 양성률이 계속 증가하면서 18주차(4월28일~5월4일)에 16.2%를 기록했다.
질병청은 “한국은 아직 코로나19 발생 상황이 안정적이나, 여름철 유행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일상에서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맞아달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년간 코로나19 유행세를 감안하면, 올해 여름에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23년부터 코로나19 유행 양상이 크게 바뀌어서, 재유행 주기가 길어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인플루엔자처럼 연간 1회 정도 유행하는 패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는 오미크론 하위 계열인 오미크론 LP.8.1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최근에는 XDV 계열의 NB.1.8.1의 유행세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새로운 변이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면역 회피 능력이 크기 때문에, 이미 형성된 집단면역만으로는 유행을 막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 오미크론의 변이종인 KP.3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질병청이 예측한 것보다 코로나19 유행이 빠르게 확산됐다. 일시적으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비축분이 동나면서, 일시적으로 환자들이 처방받지 못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유행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마지막 유행이 지난해 7~9월이었고, 충분한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 변이가 축적됐기 때문에 재유행은 거의 필연적”이라며 “충분한 의료대응체계를 준비하고 환자 발생 시 조기 경구용 치료제 투약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