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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결국 가자 최대 병원에 폭탄…13명 사망 (20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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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1-13 10:52 조회52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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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결국 가자 최대 병원에 폭탄…13명 사망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이 “지하에 군사시설”

하마스 “학살 정당화 위한 거짓말”

 

환자와 피란민 수만명 혼비백산
로이터 “어린이 포함 다수 사상”
탱크, 코앞 진격…피해 커질 듯

이스라엘, 결국 가자 최대 병원에 폭탄…13명 사망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근거지’로 지목한 가자시티의 알시파 병원 내 부지를 10일(현지시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 탱크는 이 병원에서 약 1.2㎞ 거리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시파 병원에는 현재 남쪽으로 대피하지 못한 수만명 피란민이 몸을 피해 있는 상황이어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 경내를 공습해 13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도 어린이를 포함한 다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알자지라가 공개한 공습 당시 영상에는 이 병원 마당에 설치된 구호 텐트 사이로 폭탄이 떨어진 후 바닥에 흥건한 피가 고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갑작스러운 굉음에 벌떡 일어난 피란민들은 공포에 질려 울부짖으며 기도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논평을 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다만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전날 162사단이 가자지구 중심도시인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인근의 하마스 ‘군사 구역’에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군사 구역이 하마스 정보 및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테러가 계획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군사 구역은 이스라엘군이 지하에 하마스 사령부가 있다고 지목한 알시파 병원 인근에 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며칠 새 알시파 병원 주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지만, 병원 경내에 직접 공습을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3일 이 병원 입구에서 중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들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15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쳤다.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사용하던 구급차를 식별해 공격했다며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에는 이 병원의 발전용 태양광 패널이 공격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한 달 넘게 가자지구에 연료 공급이 끊기면서 이 병원은 태양광 패널 등을 통해 전력을 공급해왔다.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이 병원 가동을 중단시키고 민간인과 환자, 의료진을 쫓아내기 위해 위험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연일 병원 집중 공격
어린이전문병원까지 탱크 진입
국제법상 병원 공격 ‘전쟁범죄’
명백한 군사목적 확인 땐 예

<b>가자지구 곳곳에 피어오르는 포연</b>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건물 위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가자지구 곳곳에 피어오르는 포연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건물 위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알시파 병원 지하에 사령부와 무기고 등 군사시설을 은폐한 채 병원에 수용된 환자들과 피란민들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살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줄곧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이스라엘군이 병원 주변을 포위한 상태에서 하마스와 격전을 벌인다면 병원 내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들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자지구 내 최대 규모로 700여명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이 병원에는 현재 수용 규모의 7배를 넘어서는 5000여명의 환자와 민간인 수만명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측은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하는 중환자와 신생아 등 환자 수천명과 함께 피란길에 오르는 것은 환자들에 대한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라며 대피를 거부해왔다. 알시파 병원은 최근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와 난민촌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시신과 환자들이 밀려드는 통에 시신 저장고가 포화 상태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4일부터 가자지구 남부로 향하는 대피로를 하루 4시간씩 개방하면서 북부 주민 수만명이 남부로 피란길에 나섰지만, 미처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병원에 모여든 상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병원에 대피해 있는 환자와 민간인들이 계속되는 공격으로 인해 “심각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병원은 어떤 경우에도 항상 보호돼야 한다”고 밝혔다. 

병원은 국제인도법상 전쟁 중에도 공격이 금지된다. 국제인도법의 대원칙인 제네바협약에 따라 병원을 공격하는 행위는 곧 ‘전쟁 범죄’로 간주된다. 다만 병원이 명백하게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된 경우에 한해서는 보호 대상에서 예외가 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군은 병원에 ‘충분한 경고’와 ‘합리적인 시간 제한’을 거친 후에만 공격할 수 있다. 

북부 지역의 다른 병원들도 이스라엘군의 직접적인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탱크가 알란티시 병원 경내에 진입했다. 피란민 1000여명이 집결해 있는 이 병원은 가자지구 내에서 암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한 유일한 병원이다. 가디언은 이 병원에서 생명유지장치와 투석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는 현재 알란티시 병원을 포함해 알나스르 병원, 안과병원, 정신병원 등 4개 병원이 이스라엘군에 포위된 상태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 탱크가 알란티시 병원과 알나스르 병원을 모든 방향에서 포위했다”면서 “수천명 환자와 의료진, 피란민들이 물과 음식도 없이 병원 안에 갇혀 언제라도 죽을 수 있는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다. 

가자시티 내 알쿠드스 병원, 알아우다 병원 인근에서도 공습이 보고됐다. 특히 알쿠드스 병원 인근에선 양측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BBC 특파원 루쉬디 아부알루푸는 “병원 맞은편 건물을 향해 총알 세례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의 조율하에 남부에서 북부 지역으로 긴급 환자를 이송하러 가던 구급차 요원 2명도 이스라엘군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격을 받았던 자발라야 난민촌 인근 인도네시아 병원은 이날 병원 옆에 11기의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아테프 알칼루트 병원장은 외신 카메라 앞에 미사일 파편을 들어 보이면서 “24시간 후 이 병원은 (연료 부족과 이스라엘 공격으로)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다”면서 “세계는 병원을 향한 이러한 잔혹 행위에도 불구하고 눈이 멀고 귀가 먹은 것처럼 외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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