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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 피난길’ 가자시티 주민들, 의지할 건 손에 든 ‘백기’뿐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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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1-09 10:05 조회4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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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전 피난길’ 가자시티 주민들, 의지할 건 손에 든 ‘백기’뿐

출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1115549.html

등록 :2023-11-09 05:00수정 :2023-11-09 08:49

이스라엘군 사실상 시가전 돌입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핵심 도시인 가자시티 내의 시가전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6일(현지시각) 한 소년이 임시로 만든 흰 깃발을 들고 어머니와 함께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이날 가자지구의 남북을 잇는 살라딘(살라훗딘) 도로에 4시간 동안 인도주의적 통행로를 열자, 가족 단위 주민들이 흰색 깃발을 들거나 머리 위에 손을 올리며 줄이어 남부로 향했다. 인도주의적 전투행위 중단,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통치 방식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이견이 표면화되고 있어, 앞으로 며칠 동안 이뤄지는 정세 변화에 따라 향후 팔레스타인의 운명이 크게 요동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자/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핵심 도시인 가자시티 내의 시가전이 본격 시작된 것으로 확인되는 가운데 6일(현지시각) 한 소년이 임시로 만든 흰 깃발을 들고 어머니와 함께 피난길에 나서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이날 가자지구의 남북을 잇는 살라딘(살라훗딘) 도로에 4시간 동안 인도주의적 통행로를 열자, 가족 단위 주민들이 흰색 깃발을 들거나 머리 위에 손을 올리며 줄이어 남부로 향했다. 인도주의적 전투행위 중단,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통치 방식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이견이 표면화되고 있어, 앞으로 며칠 동안 이뤄지는 정세 변화에 따라 향후 팔레스타인의 운명이 크게 요동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자/AFP 연합뉴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길고 어려운 전투가 될 것”이라 예상해온 가지지구의 중심 도시 가자시티를 상대로 한 시가전에 돌입했다. 가자지구 북부에 남아 있던 주민들은 백기를 든 채 남부를 향해 정처 없이 남하하는 피란 행렬에 몸을 맡기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7일(현지시각) 밤 성명에서 “가자시티는 포위됐고 우린 그 안에서 작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매시간 단위로 하마스를 압박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껏 지하와 지상에서 테러리스트(하마스 무장대원) 수천명을 죽였다. 지상 침공이 시작된 이래 수많은 하마스의 사령부·터널·기지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군은 가자시티의 심장부에 있다”며 “이곳은 인간이 건설한 가장 큰 테러 기지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테러 기지로, 지하에는 대규모 터널이 있고 이는 병원과 학교와 연결돼 있다. 우린 정밀한 정보를 갖고 이를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이 최정예 부대를 동원해 쫓는 이들은 하마스의 핵심 지도자들이다. 최우선 제거 대상은 이스라엘이 “이미 죽은 목숨”이라며 보복을 예고한 야흐야 신와르(61) 가자지구 지도자다. 신와르는 1962년 남부 칸유니스 빈민가에서 태어나 1980년대부터 정치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스라엘 군인과 민간인뿐 아니라 이스라엘에 협력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찾아내 살해하는 등 냉혹한 성격으로 ‘칸유니스의 학살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스라엘에 세차례 붙잡혔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2011년에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1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이 맞교환됐을 때 풀려났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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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란트 장관은 “신와르가 땅굴에 숨어 있다. 그를 찾아 제거할 것”이라며 “가자지구 주민들이 그를 먼저 찾으면 전쟁이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하마스 군사조직인 알카삼(알깟삼) 여단의 무함마드 다이프(58) 사령관, 카타르 등에 머무르며 하마스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이스마일 하니야(61·정치국 의장) 하마스 지도자, 살리흐 아루리(57) 부지도자 등도 주요 표적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밤 지난 한달 동안 하마스와 관련된 1만4천개 이상의 표적과 100개 이상의 지하터널 출입구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가자시티를 둘러싼 시가전이 본격 시작되며, 주민들의 피난도 재개됐다. 이스라엘은 국제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민간인 희생을 줄이기 위해 최근 하루 4시간씩 ‘안전통로’를 개설하고 있다. 아비하이 아드라이 이스라엘군 아랍 미디어 담당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다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가자지구 남북을 잇는 주요 도로인) 살라딘(살라훗딘) 도로가 안전통로로 허용된다”면서 피난에 나선 주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를 보면, 가족 단위의 주민 수백명이 흰색 깃발을 들거나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리는 항복 표시를 하고 대규모로 줄이어 남부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5~6일에도 전단지를 뿌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안전통로를 통해 남쪽으로 가라고 촉구했다.

 

피난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이동 중인 위다드 굴은 시엔엔(CNN)에 “신분증만 가지고 집부터 8~9㎞를 걸었다. 이 길이 안전하다고 들었지만 무사히 남부까지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마차를 타고 아이들과 피난길에 나선 여성 움 자히르는 “두 눈으로 죽음을 봤다. 걸을 수도 없다. 이젠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호소했다.

 

 

7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한 손에는 신분증을, 다른 한 손에는 백기를 들고 항복을 표시한 채 남부를 향해 걸어서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7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한 손에는 신분증을, 다른 한 손에는 백기를 들고 항복을 표시한 채 남부를 향해 걸어서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6일까지 약 5천명의 주민들이 걸어서 4시간 동안 남쪽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주요 도로들이 심하게 손상되고 연료도 부족해 걸어서만 이동할 수 있다. 유엔은 이런 가혹한 환경 속에서 어린이·노인·환자·장애인이 섞인 가족 전체가 수십㎞를 걷는 경우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향 홍석재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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