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 여론조사…개각에도 내각 지지율 25%로 최저
일본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은 “기시다 총리가 빨리 그만뒀으면 한다”고 답하기까지 했다. 개각 이후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여당 내에서도 낙담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달 16~17일 전국 유권자 1069명이 응답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총리(사진)가 단행한 개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7%에 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긍정적으로 답한 응답자 비율은 25%에 그쳤다. 자민당 지지율은 27%로, 3개월 연속 30%를 밑돌았다.
전날 발표한 마이니치신문의 여론조사 결과는 더 참담했다.
마이니치가 16~1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30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1%포인트 하락한 25%로 나타났다. 25%는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최저였던 2022년 12월과 같은 수치로, 다시 한번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기시다 총리가 언제까지 총리직을 계속했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1%는 “빨리 그만뒀으면 한다”고 답했다. 25%는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 때까지”라고 했고, 12%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지난 13일 단행한 개각도 지지율 반등을 이끌지 못했다. 개각으로 내각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냐는 질문에 77%는 “아니다”라고, 13%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개각으로 여당 내에서 실망감이 커진 반면 야당에서는 활력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자민당 내 간부급 한 인사는 아소 다로 부총재,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아베파인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 등이 유임된 점을 언급하며 “혁신 감각이 부족하고 파벌의 의견에 너무 귀를 기울였다”고 마이니치에 말했다. 또 다른 자민당 고위 관계자는 이번 개각의 하이라이트로 꼽힌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차녀인 오부치 유코 의원이 선거대책위원장에 선임된 것을 두고 “역효과를 냈고, 오히려 과거 사건(정치자금 비리 의혹)을 떠올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매체들은 자민당 내에서 낙담하는 분위기가 퍼졌고, 중의원(하원) 조기해산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내달 16일쯤 임시국회가 소집되면 자민당 총재 임기가 1년가량 남은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 카드를 던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조기해산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자민당과 함께 일본의 연정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마이니치에 “개각 효과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면서 “총리가 다음달 말까지 경제 대책을 확정하는 것을 감안할 때 그 노력이 어떻게 평가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