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인도에서 노동자들이 사탕수수를 운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주요 설탕 수출국 인도가 설탕 수출을 금지할 예정이다. 가뭄으로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이번 조치는 앞선 비바스마티 백미 수출 금지 및 양파 수출세 부과에 이어 세계 식량 가격을 출렁일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 내 소식통들은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강수량이 부족해 설탕 원재료인 사탕수수 수확량이 감소한 것에 따른 조치다. 한 소식통은 “다음 사탕수수철에는 수출용으로 할당할 설탕이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주된 초점은 국내 설탕 수요를 채우고, 남는 사탕수수로 에탄올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가 설탕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7년 만이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설탕 수출을 통제해왔다. 이로 인해 연 1000만t에 달하던 수출량이 800만t으로 줄어든 상태였으나, 올해 10월부터는 아예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다.

최근 인도는 가뭄에 시달리며 사탕수수 작황 부진을 겪고 있다. 인도 전체 사탕수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와 서남부 카르나타카주에서는 올해 장마 기간 강수량이 평년 대비 최고 50% 적었다. 올해 10월부터 내년 9월까지의 설탕 총생산량은 지난해(3280만t) 대비 3.3% 줄어든 3170만t으로 전망된다.

인도 현지 설탕 가격은 최근 2년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원재료인 설탕 가격이 오른 탓에 식료품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인도의 지난 7월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11.5%로 3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인도 정부는 이달 설탕 추가 20만t 판매를 허용하면서 물가 잡기에 나섰다.

인도는 브라질, 태국 등과 함께 세계 3대 설탕 수출 국가다. 인도산 설탕 수출 금지는 이미 크게 오른 설탕값을 또 오르게 할 전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국제 설탕 가격 지수는 지난 5월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57.2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에도 146.3으로 2012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글로벌 무역회사 딜러는 “태국의 생산량 감소로 인해 브라질의 생산만으로는 (인도산이 빠진) 갭을 메울 수 없을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인도 정부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물가 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자국 쌀 수출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바스마티 백미의 수출을 금지해 국제 쌀 공급망을 흔들었으며, 지난 19일엔 양파에 수출세 40%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