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교황 가운데 최초로 몽골 찾아
러시아 영공 폐쇄로 중국 거쳐 몽골 진입
로이터 “중국과의 관계 개선 도움 기대”
프란치스코 교황이 역대 교황 가운데 최초로 몽골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출국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전용기를 타고 이탈리아 로마에서 출발해 몽골로 향했다. 몽골은 전체 인구 약 340만명 중 60%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고 대부분 불교를 믿는다.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1% 수준인 1450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외신들은 교황이 가톨릭 교세가 약한 몽골을 찾는 배경엔 중국이 있다고 평가했다. 교황을 태운 비행기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영공이 폐쇄된 러시아를 피해 중국을 거쳐 몽골로 진입할 예정이다. 관례상 교황은 중국 영공을 지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메시지를 보내게 된다.
몽골은 1921년 중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여전히 경제·사회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청이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이번 방문이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교황은 4박 5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한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하루 휴식을 취한 뒤 오는 2일 몽골 정부가 주최하는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의 회담, 외교관·시민사회 대표단을 대상으로 한 연설도 계획돼 있다. 대규모 옥외 미사도 주례한다.
교황의 몽골 일정엔 한국 주교단도 대거 동행한다. 주교회의를 대표해 의장인 이용훈 주교를 비롯해 염수정 추기경,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제주교구장 문창우 주교, 대전교구 총대리 한정현 주교 등 한국 교회 고위 성직자가 몽골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