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홍보 게시물로 계엄군의 시선에서 광주 시민들을 보는 사진(사진)을 사용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보훈처는 18일 0시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 광주 금남로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무장한 계엄군들은 버스에 올라탄 광주 시민들과 대치하고 있고 카메라의 시선은 계엄군 대열 뒤편에서 시민을 마주보고 있다. 사진의 3분의 2는 헬멧과 군복 차림으로 무장한 계엄군들이 차지했고 정작 광주 시민들은 멀리서 작게 보여 마치 계엄군의 시선에서 시민들과 대치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계엄군이 주인공인 이런 사진을 굳이 5·18 기념 이미지로 봐야 하나”라며 “이런 사진을 5·18 기념 이미지로 승인하는 (보훈처) 장관 후보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적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도 SNS 글에서 “앞에서는 계승을 말하고, 뒤에서는 자꾸 관행적인 시선이 튀어나오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보훈처는 이날 오전 사진을 삭제하고 대신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 사진을 게재했다. 보훈처 대변인실은 “여러 컷 이미지를 순차적으로 올려 5·18 의미를 재조명하려 했으나 첫 사진이 계엄군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진으로 적절치않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5·18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시민들과 미래 세대에게 기려야 할 보훈처로서 시민의 뜻을 충분히 존중하는 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논란이 된 사진은 전 정부에서도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트위터 계정에서 사용된 동일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민주당의 내로남불 DNA는 고질병”이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