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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북부 마지막 병원도 공격···“의사 1명 남아”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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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0-30 10:00 조회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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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자 북부 마지막 병원도 공격···“의사 1명 남아”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사상자 늘어나는데…마지막 병원조차 공격

이스라엘군, 의료진 대다수 구금·추방

발전기 등 파괴해 어린이 환자 2명 사망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 앞에서 구급차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파손돼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 앞에서 구급차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파손돼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고강도 포위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자지구 북부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북부를 중심으로 사망자가 다시 가파르게 증가하며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4만3000명을 넘어섰고, 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되어온 병원이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뒤 사실상 진료 마비 상태에 빠졌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나흘간 작전을 마친 뒤 철수했으며, 병원단지 내에서 ‘100명이 넘는 테러리스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병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로 쓰이고 있다며 재차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이다.

최근 병원 주변에 산발적인 공격을 이어온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병원 안에 진입해 의료진 최소 44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군이 의료진 대다수를 구금하거나 쫓아낸 탓에 병원은 진료 마비 상태에 빠졌다. 이스라엘군 철수 후 현재 병원에 남은 의료진은 소아과 의사 1명뿐이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국제기구에 외과 의사를 시급하게 파견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수술할 수 있는 이들은 누구든 빨리 병원에 합류해 부상자들을 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 공격 당시 병원에는 환자 200명과 의료진 70여명을 포함해 이곳에 몸을 피한 피란민까지 총 600명이 있었다. 이스라엘군 철수 후 병원이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되자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와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들을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으로 옮기는 후송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 안에서는 총격전이 벌어지지 않았으나, 이스라엘군 포격으로 구급차 3대와 호송 차량 1대가 파괴됐고 병원 일부 시설도 크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파괴돼 전기 공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다.

병원 측은 “병원 발전기와 산소공급 장치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서 어린이 환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관계자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산소 탱크 등에 폭발물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체 작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이 병상 부족으로 바닥에 누워 있다. AF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라히야에 있는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이 병상 부족으로 바닥에 누워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피란민과 환자가 모여 있는 병원을 여러 차례 공격해 국제적인 논란을 일으켰다. 전시 중이라고 할지라도 병원과 의료진을 공격하는 것은 국제인도법 위반으로, 제네바 협약이 규정한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다만 병원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경우에 한해서는 보호 대상에서 예외가 된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을 공격할 때마다 병원이 하마스 군사시설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군은 병원에 ‘충분한 경고’와 ‘합리적인 시간 제한’을 거친 후에만 공격할 수 있다.

이번에도 이스라엘군은 병원 부지 안에서 무기와 탄약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의료진 체포에 대해 “테러리스트 중 몇몇은 의료진으로 위장했기 때문에 의료진도 전부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환자 사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2월에도 카말 아드완 병원을 포위 공격하고 하마스 대원을 찾겠다며 병원장을 구금한 바 있다. 이달 초부터 가자 북부 포위 공격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은 카말 아드완 병원을 비롯해 북부지역 병원 3곳에 철수 명령을 내렸으나, 병원은 이를 거부하고 환자 진료를 계속해 왔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 인근이 이스라엘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폐허로 변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 인근이 이스라엘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폐허로 변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철수하자 세계보건기구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환자를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카말 아드완 병원에서 철수하자 세계보건기구와 팔레스타인 적신월사가 환자를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으로 대피시키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일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는 북부에서 유일하게 운영되어온 이 병원마저 기능을 잃으며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포위 공격이 시작된 후 약 3주간 북부에서만 1000여명이 사망했다. 구조 활동이 대부분 중단돼 여전히 상당수 희생자들은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에 깔려 있다.

구조 당국은 약 10만명의 피란민이 북부 자발리야와 베이트라히야, 베이트하눈 등 난민촌 3곳에 의료 지원이나 식량 공급 없이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방위국 마흐무드 바살은 이스라엘이 의료진과 구급대의 접근을 막고 있다며 “대량 학살을 당하고 있는 북부 주민들을 돕기 위해 국제기구가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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