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이 MBC에 보낸 '순방기간 중 보도에 대한 질의' 공문이 도저히 대통령실 공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조악한 형식이어서 강한 질타를 받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의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9일 TBS 라디오에서 "처음에 그걸 보고 조작인가 싶었다"며 "대통령비서실 직원들이 너무 나태해져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공문이 공개되자마자 당시 시민들은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이게 일국의 대통령실에서 만든 공문이라고 할 수 있나"라며 "첫줄부터 틀렸다. 수신이 MBC 박성제 사장인데 MBC라는 회사는 없다. 주식회사 문화방송이다"라고 했다.
김 전 최고위원도 이날 인터뷰에서 "당사자 상대방은 공식적인 명의로 '주식회사 문화방송 대표이사'로 가야 한다"며 "'MBC 박성제 사장' 이거는 문자 메시지 보내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비서실장한테 공문 보낼 때 '용와대 누구 실장' 이렇게 보내나"라고 혀를 찼다.
시민들은 "줄여백과 들여쓰기가 안 맞고 폰트도 엉망인데다가 띄어쓰기조차 대번에 틀린 부분이 발견된다"면서 "일국의 비서실 수준이 시민단체나 일개 중소기업만도 못하다. 대통령실의 인적 구성 실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공문"이라고 비판했다.
한 시민은 "기안을 누가 했던 위로 실장까지 다 결재를 받았을텐데 이렇게 외부로 나오다니 믿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 전 최고위원 역시 "저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사무관을 7년 동안 했는데, 첫 번째 배우는 게 기안부터 배운다"며 대통령비서실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진행자가 '주민센터 공문도 이렇게 허접하지 않다'고 말하자 "주민센터를 모욕하지 말라"고도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