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무역부 “모든 수출과 수입 금지”
이스라엘 “국제 협정 무시하는 독재자” 반발
앞서 콜롬비아는 이스라엘과 단교 선언
튀르키예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에 항의하는 의미로 이스라엘과의 교역을 전면 중단한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앞서 콜롬비아가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무역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 대한 중단 없는 적절한 인도적 지원이 허용될 때까지 이스라엘과의 무역을 중단한다”며 “모든 제품에 대한 수출과 수입이 금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튀르키예가 이스라엘에 54억달러(약 7조4000억원) 상당의 재화를 수출했고, 수입 규모는 16억4000만달러(2조2500억원)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튀르키예가 협정을 깨고 이스라엘의 수출입을 위한 항구를 봉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튀르키예 국민과 기업인의 이익을 외면하고 국제 무역 협정을 무시하는 독재자의 행동 방식”이라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비판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번 정부 조처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며 이스라엘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왔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미 지난달 9일 시멘트 등 54개 제품에 대한 이스라엘 수출 금지 조처를 내린 바 있다.
특히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이스탄불로 초대해 회담을 열었다. 당시 그는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자행한 잔혹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일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기한 이스라엘 집단학살 소송 절차에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로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는 국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겠다”며 “우리는 대학살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중남미에서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한 국가는 볼리비아와 벨리즈에 이어 콜롬비아가 세 번째다.
WP는 “콜롬비아는 이스라엘의 오랜 안보 및 무역 동반자였다”며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끊은 국가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됐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국방부 고문 출신인 후안 카를로스 루이스 바스케스 콜롬비아 로사리오대 교수는 WP에 “이스라엘은 중남미의 중요한 안보 동맹국을 잃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