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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난민 담보로 인질 2명 구출한 네타냐후…미국은 불쾌, 인질 가족은 시큰둥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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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2-13 15:22 조회3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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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난민 담보로 인질 2명 구출한 네타냐후…미국은 불쾌, 인질 가족은 시큰둥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네타냐후, 인질 구출 성공 대대적 홍보

가디언 “곤경 처한 모습 보여주는 사례”

바이든은 사석서 네타냐후 ‘얼간이’ 칭해

남은 인질 가족도 협상 원하는 분위기

 

이스라엘군이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구출한 인질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오른쪽)이 텔아비브의 한 병원에서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구출한 인질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오른쪽)이 텔아비브의 한 병원에서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에서 단행한 자국 인질 2명 구출 작전 성공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퇴진 압박에 시달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불리한 여론을 뒤집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라파로 몰려든 가자지구 난민 100만명의 안전을 볼모로 잡은 무리한 작전이었다는 지적과 함께 중재에 힘써온 미국도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네타냐후 총리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질 구출 작전에 참여한 우리의 용감한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해야 남은 인질 전원을 데려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군도 별도의 자료를 통해 인질 구출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관련 영상과 사진을 대거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펼치며 하마스가 지난해 10월7일 납치한 페르난도 시몬 마르만(60)과 노르베르토 루이스 하르(70) 등 인질 2명을 구출했다. 이들은 곧바로 군용 헬기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가족과 재회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안팎에서 거센 저항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라파 공격을 정당화하고 정치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인질 구출 작전을 지휘했다고 평가했다. 가디언은 “대중의 지지가 무너지는 상황에 직면한 네타냐후 총리에겐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눈에 보이는 성과가 필요했다”며 “그가 얼마나 곤경에 처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진단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피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공습을 피해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하지만 국제사회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특히 이스라엘군 맹폭으로 가자지구 주민 대부분이 북부를 떠나 최남단 라파로 밀려든 가운데 무리한 작전을 전개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뉴욕타임스(NYT)는 “인질 구출 작전이 이스라엘엔 기쁨을 안겨주었을지는 몰라도 가자지구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당시 라파엔 100만명이 넘는 난민이 피난처를 찾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라파로 대피한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의 안전과 그들에 대한 지원을 보장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계획 없이 대규모 군사 작전을 진행해선 안 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미 NBC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사석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얼간이’라고까지 부르는 등 반감이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내부 반응도 시큰둥하다. NYT는 “나머지 인질 가족들은 여전히 전원 석방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요구를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고 있다”고 전했고,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하마스가 경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스라엘군이 향후 비슷한 작전을 성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군이 인질 구출 작전을 수행하는 동안 라파에 퍼부은 폭격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에겐 부담이다. AP통신은 가자지구 보건부 대변인을 인용해 사망자가 최소 67명이라고 보도했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74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에 유감을 표한다”며 네타냐후 총리 등 주요 인사를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관건은 답보에 빠진 평화 협상 재개 여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미국, 카타르 등의 중재로 6주 휴전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다만 알자지라는 미국 정부가 종전 대신 일시 휴전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리 네타냐후 총리에게 좌절하더라도 지금처럼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