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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로 변한 가자…이스라엘, 75일간 2만 명 '학살' (2023.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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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2-22 11:21 조회44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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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로 변한 가자…이스라엘, 75일간 2만 명 '학살'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3.12.21 15:05
 

미국, 휴전엔 '뒷짐'…제네바협약 회의 방해 공작

마크롱 "가자 초토화, 민간인 무차별 공격" 비판

폴란드‧이집트서 카타르 중재 '임시 휴전' 협상

네타냐후 "목표 달성 때까지 전투 중단 없다"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 수위 놓고 대립

사망자 최소 2만 명, 부상자 5만2000명. 10‧7 하마스 공격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무차별 군사 공격을 가해 죽거나 다친 팔레스타인 주민 숫자다. 어린이와 여성, 노인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또한 쉼 없이 몰아치는 폭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에 깔려 생사조차 모르는 이들까지 포함하면 인명 피해는 그야말로 상상을 넘어선다. 하마스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주민 사망자는 1140명이고 인질은 250명이다. 20일 현재 사망자 숫자만 비교해도 이스라엘의 '보복' 강도는 18배에 이른다. 단 75일 만에 가자가 '킬링필드'로 변한 것이다. 하루 평균 267명꼴로 학살한 셈이다.

 

가자 남부의 이집트 접경지인 라파의 이스라엘 폭격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상자들을 찾고 있다. 2023 12. 19 [로이터=연합뉴스]
가자 남부의 이집트 접경지인 라파의 이스라엘 폭격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상자들을 찾고 있다. 2023 12. 19 [로이터=연합뉴스]

'킬링필드'로 변한 가자…이스라엘, 2만 명 '학살'

마크롱 "가자 초토화, 민간인 무차별 공격" 비판

또한 개전 초기 가자 주민 230만 명 중 약 150만 명이 강제 난민으로 전락했고, 주택과 건물은 절반 이상이 파괴됐으며 병원과 학교, 교회, 난민 캠프 역시 성한 곳이 없을 만큼 가자 전역이 초토화되고 있다. 물과 식량, 의약품, 연료 등 기본 생필품도 고갈돼 지옥도를 연출하고 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병마와 굶주림의 치명적 결합"이라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X'에 올린 글을 통해 가자 주민은 "절망적이고 굶주리고 공포에 떨고 있다. 굶주림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위험한 수준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물과 식량, 의약품이 전쟁의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지속적인 폭격으로 구호품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을 비판했다. 가자 남부 주민을 상대로 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설문조사에서 44%가 굶주림이 심각하다고 했고, 50%는 저녁을 못 먹고 잠자리에 든다고 답했다. 이렇듯 네타냐후 극우 정권의 잔혹함이 도를 더해가자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작심하고 비판하고 나섰다. 마크롱 대통령은 20일 프랑스 5TV에서 "테러리즘과의 효과적 전투가 가자를 초토화하거나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적절치 않고, 또한 모든 생명은 동등한 가치가 있고 우리는 모든 생명을 옹호하기 때문에 이런 식의 대응을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크롱은 민간인 보호와 "인도주의적 휴전에 이르는 임시 휴전"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20일 이란 테헤란의 하프테-티르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자에서 숨진 어린이들의 사진과 신발이 놓여 있다. 2023. 12. 20 [EPA=연합뉴스]
20일 이란 테헤란의 하프테-티르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자에서 숨진 어린이들의 사진과 신발이 놓여 있다. 2023. 12. 20 [EPA=연합뉴스]

미국, 휴전에 '뒷짐'…'저강도' 군사작전 주문

이스라엘 지킴이, 제네바협약 회의 방해 공작

하지만, 미국은 지난 12일 유엔 긴급특별총회 표결 결과에서 드러났듯이 국제사회의 절대다수가 요구하는 인도주의적 즉각 휴전에는 '뒷짐'을 진 채 여전히 엉거주춤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0일 워싱턴 D.C.의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에는 하마스를 제거할 의무와 가자지구 민간인 희생을 최소화할 의무가 병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적은 병력을 동원해 하마스를 핀포인트로 제거하는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링컨은 "우리가 무고한 남녀, 아이들의 고통을 끝내길 원하면서 하마스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이스라엘 '옹호' 행위가 점점 더 도를 넘고 있다. 미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과 일부 유엔 회원국이 최근 제네바협약(Geneva Convention) 기탁국인 스위스를 상대로 가자 전쟁의 제네바협약 위반 여부를 논의하는 국제회의 소집 요청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스위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회의를 소집하지 못하게 방해 공작을 펼치고 있다. 1949년에 탄생한 이 협약은 무력 분쟁과 군사적 점령 과정에서 '전쟁범죄'를 규율하는 법인 '국제인도주의법'(일명 전쟁법)의 기초가 된 일련의 조약과 프로토콜을 말한다. 제네바협약 국제회의 소집 일정은 통상적으로 관련 당사국의 문제 제기를 받아 기탁국인 스위스가 결정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국방부 청사가 있는 텔아비브의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전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 12. 17 [로이터=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7일 국방부 청사가 있는 텔아비브의 키르야 군사기지에서 전시 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 12. 17 [로이터=연합뉴스]

폴란드‧이집트서 카타르 중재 '임시 휴전' 협상

네타냐후 "목표 달성 때까지 전투 중단 없다"

가자의 인도주의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일시 휴전'이 유럽과 이집트에서 각각 진행 중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부(CIA) 국장과 다비드 바르네아 '정보‧특수임무 연구소'(모사드) 국장, 그리고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총리가 만났다. 협상의 목표는 하마스가 억류 중인 나머지 인질을 모두 풀어주는 대신에, 이스라엘은 구금한 팔레스타인인을 석방하고 일시 휴전에 동의하는 것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8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첫 번째 일시 휴전에 합의했다. 한편 하마스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아바스 카멜 이집트 국가정보국(GNI) 수장을 만나기 위해 20일 이집트 카이로를 찾았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가 세운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하마스 제거, 모든 인질 석방, 가자로부터의 위협 종식을 들었다. 하마스의 한 관리도 억류 인질-팔 수감자 교환과 관련한 "어떤 진지한 협상도 전면적 휴전과 가자에서의 이스라엘 점령군 철수가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매우 진지한 논의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우리는 그들이 어딘가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뉴욕 유엔 본부. 오른 편 건물에 유엔 총회장, 안보리 회의장이 있다. 2023.  12. 20 [로이터=연합뉴스]
뉴욕 유엔 본부. 오른 편 건물에 유엔 총회장, 안보리 회의장이 있다. 2023.  12. 20 [로이터=연합뉴스]

안보리, 휴전 촉구 결의안 수위 놓고 대립

미, 하마스 공격‧이스라엘 자위권 언급 요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분주하다. 12일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인도주의적 즉각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153개국의 압도적 다수로 통과되면서 안보리의 역할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자 안보리 이사국들은 그동안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도한 결의안 초안을 놓고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사국들은 19일로 예정됐던 결의안 표결 일정을 20일로 미뤘다가 다시 21일로 연기했다. 사전에 미국의 비토(거부권 행사)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전해졌다. AP 통신에 따르면, 막바지 쟁점은 두 가지다. 결의안에 '적대행위 중단'(a cessation of hostilities) 이란 표현을 넣느냐 여부와 실제로 구호트럭이 인도주의 물품만 전달하는지 검사하는 책임을 유엔에 맡기는 문제다. UAE가 19일 제출한 결의안 초안은 "긴급하고 지속가능한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으나, 20일 수정안에는 그 표현이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 접근을 허용하기 위한 긴급한 적대행위 중지(suspension of hostilities)와 지속가능한 적대행위 중단을 향해 긴급 조치를 촉구한다"로 일부 약화됐다. 결의안은 또한 유엔 총장에게 가자 구호 물품의 모니터링 메커니즘을 만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커비 NSC 조정관은 "나머지 세계가 뭣이 중요한지, 10월 7일 하마스가 뭔 짓을 했는지,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갖고 어떻게 그런 위협에 대항하는지를 이해하는 게 우리에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는 우리가 좋은 지점에 도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안보리 표결은 21일(뉴욕 현지시간) 오후 5시로 예정돼 있다. 앞서 미국은 안보리에 상정된 두 차례 휴전 촉구 결의안이 하마스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하며 결의안 채택을 무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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