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7일간 휴전 뒤 공격 재개, 가자북부 참상 남부 되풀이 (2023.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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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2-04 09:34 조회42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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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7일간 휴전 뒤 공격 재개, 가자북부 참상 남부 되풀이
- 한승동 에디터
- 승인 2023.12.02 21:00
1일 오전 200곳 이상 공습으로 178명 사망
미국, “피해 최소화 전제로 공격” 허용 모순
가자 남부 포함 전역 공격 “어디로 피난하나?”
주택 60% 파괴, 물자반입 필요의 1%미만
인질 교환 등을 위해 7일 간 전투를 일시 중단했던 이스라엘군이 휴전 연장 교섭이 실패로 끝난 1일 오전 7시(현지시각)부터 가자 전역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1일 오전 200곳 이상 공습, 178명 사망
미국은 11월 30일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로 보내 휴전기간을 연장하도록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했으나, 네타냐후 총리의 전쟁 계속 의지를 꺾는데 실패했다. 미국은 결국 가자 주민 희생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는 걸 전제로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네타냐후 정부의 기본방침을 지지해 온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전투 재개 뒤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의 한유니스와 라파를 포함한 가자지구 전역의 200여 곳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이는 가자 시를 비롯한 가자지구 북부지역에서 강행한 이제까지의 공격과 사실상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까지 178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숨졌으며 그들의 대부분은 어린이와 여성들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부상자도 589명에 이른다고 보건부는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숨진 가자지구 주민은 1만 5천 명이 넘는다.
“어디로 피난하라는 것이냐?”
이스라엘군은 공격 전에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피난하라고 경고했으나 남쪽 끝 라파나 유니스까지 공습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군 공격을 피할 안전한 곳은 가자지구 내에 어디에도 없다. 팔레스타인의 ‘세이브 더 칠드런’ 책임자 제이슨 리는 “사람들이 어디로 갈 수 있단 말인가?”라며 그들을 지중해 연안 끝, 아니면 바닷속으로 밀어 넣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미국, “피해 최소화 전제로 공격” 허용 모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군이 전투를 재개하기 전인 11월 30일 이스라엘이 장차 전투를 재개하더라도 “무고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더 이상의 가자 내 대규모 민간인 이동은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초점은 전투 중지기간을 연장하고, 가자지구에서 더 많은 인질들을 석방시키고, 더 많은 지원이 도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투 재개를 인정하면서 민간인 피해는 줄이고 지원도 늘리겠다는 상호모순적인 주문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허언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군의 하마스 궤멸작전을 지지하면서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전제조건처럼 내걸고 있으나 이를 보장하기 위한 아무런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하마스 궤멸 때까지 공격”
이날 블링컨 장관을 만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나는 하마스를 궤멸시키겠다고 맹세했다. 우리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11월 30일 회담에서 가자지구 북부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하고 주민들이 대규모 피난을 강요당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남부에서도 그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이 전투를 재개하기 전에 가자의 민간인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민간인이 피난할 수 있는 지역을 명확하게 제시하는 외에 병원이나 발전소 등의 인프라에 대한 공격은 피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런 요구에 대해 “이스라엘도 그런 방식에 동의했다”며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라고 말했다.
남부에서도 되풀이되는 북부의 참상
존 커비 전략소통담당 조정관도 지난달 30일 이스라엘이 민간인 보호에 대해 공격 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않는 한 “(공격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 며칠 전인 26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회담에서 “가자 북부에서 일어난 일이 남부에서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생각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의 전투가 재개되자마자 가자 북부지역에서 일어난 참사가 남부지역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결국 이스라엘군의 전투 재개를 승인한 꼴이 된 자신의 이런 모순된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마스가 예루살렘 버스 정거장에서 총격을 가해 3명을 숨지게 하고, 로켓포 공격을 가했으며, 특정 인질의 석방을 둘러싼 약속을 하마스가 지키지 않았다는 점들을 제시했다.
가자 주택 60% 파괴, 물자반입 필요량의 1%미만
가자지구를 통치해 온 하마스 당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을 텔레그램에 올리면서,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내의 주택 60%가 파괴됐다며 “이 광기의 전쟁을 즉각 중단하도록 전 세계에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25만 호 이상의 주택들이 부분적으로 파괴돼 5만 명 이상의 난민들이 피난할 만한 건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며, 26곳 이상의 병원과 55곳의 보건센터, 빵 가게와 급수, 우물, 하수 관련 시설 등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대변인 리야드 부즘이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가자지구에 도착한 인도지원 물품은 필요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가자에 필요한 것은 하루 트럭 1천 대분의 원조와 하루 100만 리터의 연료 반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