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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북정책, ‘맥락’ 없는 언론 보도 (20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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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3-25 09:57 조회6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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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대북정책, ‘맥락’ 없는 언론 보도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영국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리스트 중 하나로 꼽히는 맬컴 글래드웰의 저서 <타인의 해석>은 우리가 타인을 오해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우리가 타인을 오해하는 이유 중 하나로 행동과 결합하는 맥락(context)의 중요성을 간과한다고 지적한다. 누군가 총을 쏘았을 때 왜,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총알이 박힌 표적뿐 아니라 총을 발사한 사람과 그 주변까지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건의 객관적 이해를 위해서는 그 일의 전후 사정, 즉 사건의 맥락을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맥락이란 사건이나 물건 따위가 서로 관련되어 이어져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맥락은 대인관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사업방향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국가의 정책을 결정하는 데까지 중요한 작용을 한다. 진실을 전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보도에 있어 맥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특히 대북정책과 같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론보도가 맥락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지면 필연적으로 정확하지 못한 보도가 되고 왜곡된 여론 형성으로 이어진다. 이는 불공정으로 이어져 여론 분열과 남남갈등을 초래하고 국력을 불필요하게 소모시켜 그 부담은 온전히 정부와 국민들이 지게 된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검토 중인 상황에서 우려스러운 사례들이 눈에 띈다. 최근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대북정책에 대한 발언에 관해 일부 언론이 미국 국무부 등에 관련 논평을 요청하고, 미국 정부가 준비된 기본 입장을 밝히면, 국내 언론이 맥락을 배제한 채 이를 받아서 마치 한·미 간 대북정책의 균열과 인식차가 큰 것으로 사실을 오도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직 비핵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정의용 장관 후보자 발언에 대해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에 관련 논평을 요청하였다. 미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평가해서 동맹 및 동반자 국가들과 긴밀한 조율을 통해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접근법을 채택할 것”, 미 국방부는 “우리는 평양이 군사력 증강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유념하고 있다”는 미국 행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이런 대답은 ‘북한의 핵’이라는 용어가 들어가는 어떤 종류의 질문에도 조건반사적으로 나오는 이른바 준비된 모범 답안이다. 미국 정부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으며, 지속적으로 밝혀오던 것임에도 일부 국내 언론은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정의용 장관의 발언을 하루 만에 정면 반박했다고 보도하였다. 

또 지난 20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미국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화상토론회에서 금강산 개별관광 재개와 더불어 비상업용 공공인프라 영역과 인도주의에 대한 대북 제재의 유연한 접근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때도 발언의 맥락을 배제한 일부 언론보도의 행태가 반복되었다. 이 장관 발언에 대한 일부 언론의 논평 요청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바이든 행정부는 현 대북 제재 체제들을 검토해 광범위한 북한정책과 궤를 같이하도록 맞출 것”이라고 준비된 기존 미국 정부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이를 받아서 마치 미국 정부가 이 장관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전화 통화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은 한·미의 공동 목표임을 확인하였다. 가급적 조속히 포괄적인 대북전략을 함께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하였다. 바이든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 있어 동맹과 협력할 것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난 1월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언론윤리헌장을 제정했다. 끝없이 추락하는 언론 신뢰도에 대한 언론계 내부 자정 노력의 산물이다. 여기서 언론인의 주요 목표와 과제로 진실추구와 공정한 보도 등을 꼽았다. 특히 공정한 보도와 관련, “특정한 가치와 정파적 이익에 부합하는 사실과 견해만을 선택하거나 과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정파적 보도를 넘어서는 것이 현재 언론계의 지상과제임을 강조하였다. 그런데도 국내의 일부 언론들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맥락을 배제한 채 일부 진실의 파편들만을 끼워 맞춰 진실을 오도하고 있다. 이러한 보도행태는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여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큰 해가 될 뿐이다. 잘못된 일부 언론의 행태가 변화되어야만 국민과 함께하는 언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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