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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제 지지 확산일로…네타냐후 '국제 왕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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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5-24 10:17 조회2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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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국제 지지 확산일로…네타냐후 '국제 왕따'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5.23 20:25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

1967년 중동전쟁 이전 경계 기준으로 '두 국가'

유엔 회원국 193개 중 143개국 팔 국가 인정

'전범 혐의' ICC 영장 청구는 '응징' 민심 반영

네타냐후 "악의 세력에 나라를 줘선 안 돼"

가자 연료 공급 차단, 인도 지원 제한 주장

이스라엘 대사, 유엔 헌장 사본 파쇄 '난동'

7개월 반 만에 가자 주민 3만5000명을 '학살'하고도 기약도 없이 무자비한 군사작전을 밀어붙이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를 응징하는 한편, 또다시 감내하기 힘든 수난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국제사회 움직임이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이런 흐름에 서방 국가들이 본격적으로 동참하면서 네타냐후는 '국제적 왕따' 신세로 전락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인 대량 추방 사태인 나크바(대재앙) 76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수배 중"이라고 적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얼굴이 담긴 선전물을 들고 있다. 2024. 05. 17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인 대량 추방 사태인 나크바(대재앙) 76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참석자가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수배 중"이라고 적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얼굴이 담긴 선전물을 들고 있다. 2024. 05. 17 [AP=연합뉴스]

노르웨이·아일랜드·스페인 '팔레스타인 국가' 공인

1967년 중동전쟁 이전 경계 기준으로 '두 국가'

그 상징적 사건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다는 노르웨이와 아일랜드, 스페인의 공식 선언이다. 22일 AP, 로이터,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들 유럽 3개국 총리는 이날 각각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경계를 기준으로 한 '팔레스타인 국가'(Palestinian state)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에서 아랍연합군에 승리한 틈을 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요르단), 골란고원(시리아)과 함께 가자와 시나이반도 일부(이집트)를 점령하고 반세기 넘게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는 이른바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이 이스라엘에 가장 이롭다면서 오는 28일 자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밝혔다. 스퇴레 총리는 "수만 명이 죽거나 다친 전쟁의 와중에 있지만, 우리는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에게 안전한 집을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것, 즉 서로가 평화롭게 사는 두 국가를 계속 살려야만 한다"고 말했다. 스퇴레 총리는 팔레스타인 인정은 이 오래 끄는 야만적 분쟁에서 힘을 잃은 온건한 세력을 지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최소 143개국. 2024년 5월 22일 현재. [알자지라 홈피 캡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나라는 최소 143개국. 2024년 5월 22일 현재. [알자지라 홈피 캡처]

유엔 회원국 193개 중 143개국 팔 국가 인정

"연쇄 반응 촉발…이스라엘 고립 더욱 심화

아일랜드의 사이먼 해리스 총리도 3개국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결정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각각 취할 것이라고 소개한 뒤 "나는 몇 주 안에 이 중요한 걸음에 동참하는 나라들이 더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28일 국무회의에서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이 모일수록 휴전을 압박할 우리의 힘은 더 커지기 때문에 우리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과 그 사유가 다른 서방국들이 이 길을 따르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산체스 총리는 "고통과 파괴"의 가자 정책이 두 국가 해법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네타냐후를 비난했다.

앞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슬로베니아와 몰타도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들 발표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팔레스타인 국가를 공식 승인한 나라는 193개 유엔 회원국 중 최소 143개국에 이른다. EU 내에서는 불가리아·체코·헝가리·폴란드·스웨덴 등 9개 회원국이 오래전에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히트대의 쥐르 비드마르 교수(국제공법)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들 3개국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중요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외국어대의 류종민 교수(중동학)는 관영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페인은 국제무대에서 특히 인권 관련 사안에서 무게 있는 역할을 해왔다"며 이번 결정이 연쇄 반응을 촉발하고, 이스라엘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란저우대의 주융뱌오 정치국제관계학원장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역 미래에 대한 우려를 강화하면서 극심한 인도주의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에서, 이들 3개국의 발표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확대되는 불만을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폭격 이후  데이르 알-발라 소재 알아크사 순교자병원에서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한 팔레스타인 여인이 울고 있다.2024. 05. 23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가자 폭격 이후  데이르 알-발라 소재 알아크사 순교자병원에서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한 팔레스타인 여인이 울고 있다.2024. 05. 23 [AFP=연합뉴스]

네타냐후 "악의 세력에 나라를 줘선 안 돼"

가자 연료 공급 차단, 인도 지원 제한 주장

이에 이스라엘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항의 표시로 3개국 주재 자국 대사에게 즉각 귀환 명령을 내렸다. 네타냐후는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은 테러에 대한 보상이다"라며 "테러에 대한 보상은 평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우리의 하마스 소탕전도 중단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악의 세력에 나라를 줘서는 안 된다. 그 나라는 테러 국가가 될 것이며, 10월 7일 학살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우 유대 광신자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이날 이슬람 3대 성지인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 경내를 방문한 자리에서 백수십만 명의 난민이 밀집된 라파에서 하마스를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가자에 대한 연료 공급을 끊고 인도적 지원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가자의 하마스는 모두 3국의 결정을 환영했다.

유럽 3개국의 이번 결정은 단발 사건이 아니고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극우 정권을 응징, 압박하고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일련의 흐름 속에 있다. 지난 10일에는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총회가 열려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긍정적으로 재고할 것을 안전보장이사회에 권고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193개 회원국 중 3분의 2가 넘은 143개국이 찬성해 가결됐다. 미국, 이스라엘을 포함한 9개국이 반대했다. 유엔 총회는 또 이날 결의를 통해 팔레스타인이 오는 9월부터 유엔 총회 회의와 유엔 기구가 주최하는 각종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예외적인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이 20일 전쟁범죄와 반인도적범죄 등의 혐의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최고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2024. 05. 20. [UPI=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카림 칸 검사장이 20일 전쟁범죄와 반인도적범죄 등의 혐의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최고 지도부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했다.  2024. 05. 20. [UPI=연합뉴스]

'전범 혐의' ICC 영장 청구는 '응징' 민심 반영

이스라엘 대사, 유엔헌장 사본 공개 파쇄 '난동'

표결에 반발한 이스라엘은 '난동'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표결 전 발언에서 "여러분은 팔레스타인인들이 '평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아님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돌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며 소형 문서파쇄기로 유엔 헌장 사본을 파쇄하는 장면까지 연출했다. 앞서 안보리는 4월 18일 팔레스타인의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유엔총회에 추천하는 결의안을 놓고 표결했으나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비토(거부권)를 놨다. 팔레스타인은 2011년에도 독립국 지위를 얻고자 유엔 정회원국 가입을 신청했지만 역시 미국의 반대로 무산됐고, 그 이듬해인 2012년 유엔 총회에서 옵서버 단체(entity)에서 옵서버 국가(state)로 승격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들은 약자인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것이라면, 지난 20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가자 대학살을 초래한 '전범들'로 지목하고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스라엘 극우 유대 광신 정권에 대한 '응징'의 성격이 짙다. 독립적 판사들로 구성된 ICC 전심재판부가 영장을 발부하게 되면 네타냐후와 갈란트는 국제적으로 수배에 처하게 된다. 카림 칸 검사장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자행한 범죄 행위로 △ 전쟁 수단으로 민간인 굶기기 △ 의도적 고통 또는 신체‧건강에 심각한 상처 주기, 잔혹한 대우 △ 의도적 살해 또는 살인 △ 민간인 주민에 대한 의도적 공격 지시 △ 아사(餓死)의 맥락을 포함한 몰살 △ 박해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총리로서 이스라엘군과 집단학살자인 하마스를 비교하는 ICC 검사장의 역겨운 행위를 거부한다"면서 "완전한 현실 왜곡이며, 신 반유대주의다. 우리의 손을 묶어두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본인의 항변과는 달리 국제사회의 흐름은 그를 '전범'으로 낙인찍으며 점점 더 옥죄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소를 받아들여 국제사법재판소(ICJ)가 1월 11일 첫 심리에 돌입했던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 재판도 현재진행형이다. '국제 왕따'인 네타냐후가 믿을 구석은 미국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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