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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점령 ‘불법’ 판단···“점령 즉각 중단, 배상하라”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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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7-22 11:32 조회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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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J,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점령 ‘불법’ 판단···“점령 즉각 중단, 배상하라”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법적 구속력 없지만 정치적 압박 효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정치적 승리”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재판관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불법이라는 심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의견’이다. EPA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재판관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불법이라는 심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의견’이다. EPA연합뉴스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반세기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이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이는 법적 구속력은 없는 ‘권고적 의견’이지만, 국가 간 분쟁을 심판하는 유엔 최고 법원이 1968년 이후 지속된 이스라엘의 점령을 ‘국제법 위반’으로 못 박고 중단을 명령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결정으로 평가된다.

ICJ는 1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서 이스라엘에 팔레스타인 영토 점령을 가능한 한 빨리 중단하고 이전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완전한 배상을 하라고 명령했다.

국제 재판관 15명으로 구성된 재판부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하는 등 점령국의 지위를 불법적으로 남용하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강제 퇴거 및 주택 철거, 거주 및 이동 제한 △서안지구 및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집단 이주 및 정착촌 확대 △유대인 정착민들의 팔레스타인 주민 공격 방치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물 접근 제한 △점령지 천연자원 불법 사용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법 적용 등을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 사항’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점령을 즉각 중단하고, 이스라엘이 1967년 점령 시작 이후 팔레스타인인들로부터 빼앗은 토지와 기타 자산, 문화재 등을 즉각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이 점령지에 세운 분리장벽을 즉각 철거하고 집과 땅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원래 거주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할 것과 이들이 점령 기간 입은 피해를 배상할 것을 명령했다.

이날 법원 결정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전인 2022년 12월 유엔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의 적법성과 관련해 ICJ의 자문을 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총회에서 통과시킨 데 따른 후속 조처다. 이후 ICJ는 지난 2월 심리를 개시, 다섯 달 만인 이날 결론을 내렸다.

이날 ICJ 명령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이스라엘의 점령을 ‘불법’으로 못 박고 다른 국가들에게도 여기에 “협조·지원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상당한 정치적 압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두고 국제사회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상대적으로 주저해온 유럽연합(EU)조차 결의안 통과가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에 배치된다며 이를 “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ICJ 결정에 격하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ICJ를 비판하며 “유대인은 자신들의 땅, 우리의 영원한 수도 예루살렘, 우리 조상들의 땅 유대와 사마리아에서 점령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팔레스타인에 역사적인 날”이라며 “정의의 승리”라고 반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ICJ 자문 의견을 회원국들에게 즉각 공유하겠다며 “총회가 이 사안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건설된 유대인 정착촌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한 뒤 팔레스타인 땅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가자지구를 점령했다. 이후 2005년 가자지구에선 철수했으나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는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 자국민들을 이곳에 집단 이주시키며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정착촌을 잇는 8m 높이의 콘크리트 분리 장벽을 세워 불법적으로 자국 영토를 확장해 왔다.

이는 국제법 위반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2016년 정착촌 건설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았고 최근까지 정착촌을 확장해 왔다.

이로 인해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살던 곳에서 쫓겨났고, 이스라엘군뿐만 아니라 정착민들의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왔다. 반세기 넘게 계속된 정착촌 확대로 현재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이스라엘인은 약 50만명까지 늘어났다. 팔레스타인인은 약 270만명이다.

이스라엘은 3차 중동전쟁 이후 유대교, 개신교, 이슬람 등 3대 계시 종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을 강제 병합해 이스라엘의 ‘수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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