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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아닌 네타냐후 규탄? 이스라엘 국민의 분노 폭발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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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9-04 10:40 조회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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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아닌 네타냐후 규탄? 이스라엘 국민의 분노 폭발


기사입력시간 : 2024/09/04 [04:51:00]

박명훈 기자

범국민항쟁으로 번진 네타냐후 퇴진 시위

 

최근 인질 협상을 거부하고 전쟁을 고수하며 자국민의 희생을 자초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반대하는 이스라엘의 민심이 거세게 들끓고 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고 1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네타냐후 정권은 하마스에 붙잡힌 자국 인질의 생사는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 왔다.

 

앞서 지난 8월 31일(이하 현지 시각)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의 한 땅굴에서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서방 주요 언론은 네타냐후 정권의 주장에 따라 하마스가 인질 6명을 총살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리인 이자트 알 리셰크는 인질 6명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인질이 사망한 이유에 관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인질 유가족을 비롯한 이스라엘 국민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인질 협상을 통해 전쟁을 멈추라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9월 2일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에게 분노한 이스라엘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네타냐후 정권이 인질 협상을 거부하며 사실상 인질들을 죽음으로 내몰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중심 도시인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비롯해 곳곳에서 9월 1일 70만 명이 넘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거리에 나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촉구했다.

 

특히 텔아비브에서만 5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에 동참했다.

 

이번 시위는 팔-이 전쟁이 발발하고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시위 중 최대 규모로, 이스라엘 시민들은 희생된 인질 6명을 상징하는 6개의 관을 앞세웠다.

 

어떤 시민들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를 둘러쌌고, 또 어떤 시민들은 텔아비브에서 주요 고속도로를 점거했는데 나오는 목소리는 같았다.

 

“네타냐후는 퇴진하라!”

“(하마스가 아닌)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가 인질을 죽였다!” 

“비비가 하는 모든 일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네타냐후가 인질을 죽였다. 당장 석방 협상에 나서라!”

“남아 있는 인질을 살려야 한다. 즉각 휴전하라!”

 

▲ 네타냐후 반대 시위에 나선 이스라엘 시민들.  © 이스라엘 현지 매체 하아레츠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9월 1일 이후 며칠이 지난 지금도 이스라엘 곳곳에는 수천 명 규모의 시민들이 모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시위를 통제하려는 경찰과 거친 몸싸움을 벌이면서 구속도 각오하는 분위기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이스라엘 시민 일부가 텔아비브 도심을 통과하는 아얄론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물대포와 섬광탄으로 진압하려 들었고, 경찰은 시민 40여 명을 체포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예루살렘의 총리 관저를 둘러싼 시민 일부의 목덜미를 움켜잡으며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강제로 끌고 가는 등 폭력 행위도 일삼았다.

 

예루살렘에 인진들의 초상화를 들고 모인 시민들은 들것을 준비하고 나뭇더미에 불을 붙여 바리케이드를 쌓아 경찰에 맞섰다. 

 

이 과정에서 “그들(희생된 인질)의 기억이 혁명이 되길 바란다”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총리 관저 근처에 모인 시민들 앞에 선 샤이 모제스 씨는 조카인 가디 모제스 씨가 인질로 붙잡혀 있다고 알렸다.

 

모제스 씨는 발언을 통해 “이스라엘 시민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시민들을 죽음으로 내몰아가기로 결정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거리로 나서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회원 수만 80만 명에 이르는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 단체 ‘히스타드루트’도 9월 2일 자정부터 같은 날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파업으로 시위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총파업에 동참한 노동자들은 공항 폐쇄,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의 일부 노선만 가동하는 등의 강도 높은 파업에 나섰다.

 

히스타드루트의 아르논 바르다비드 대표는 “우리는 ‘시신’ 대신 ‘휴전 협상’을 원한다. 당장 협상에 착수하라”라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총파업에는 이스라엘의 기득권이라 할 만한 대학 총장들과 이스라엘 최대 민간 기업 200여 곳 소속 노동자 단체인 ‘이스라엘비즈니스포럼’도 동참했다.

 

또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도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스라엘 법원이 9월 2일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장관이 히스타드루트를 상대로 제기한 '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총파업은 일단 중단됐다.

 

그럼에도 바르다비드 대표는 정치진영을 가리지 않고 뭉쳐 네타냐후 퇴진 시위에 앞장선 시민들의 행동에 노동자들이 앞으로도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국민 상당수가 ‘네타냐후 반대’ 목소리로 하나가 된 것이다.

 

인질 6명이 희생된 뒤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정권에 맞선 범국민항쟁이 격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지난 8월 30일 이스라엘 현지 매체 ‘채널12 뉴스’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 69%는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이스라엘 인질 6명이 희생되기 전 나온 것으로, 이후 네타냐후 총리 퇴진 여론에 더욱 불이 붙었을 듯하다.

 

한편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되고 이틀 뒤인 9월 2일 하마스는 텔레그램 채널 ‘가자 나우(GAZA NOW)’를 통해 이스라엘 인질 허쉬 골드버그-폴린(23), 카멜 가트(40), 에덴 예루살미(24), 알렉산더 로바노프(33), 알모그 사루시(27), 오리 다니노(25) 등 희생된 인질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하마스가 공개한 영상에서 예루살미 씨는 “베냐민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정부는 당장 우리가 풀려나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라”라며 “우리는 고통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1년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에 포로로 잡힌 이스라엘군 길라드 샬리트 상병과 이스라엘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재소자 1,027명을 교환하는 합의를 승인한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관해 예루살미 씨는 “나는 (샬리트 상병처럼) 구출할 만한 가치가 없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나라의 의무를 이행하는 이스라엘 시민이다. 내가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 건가”라고 분노했다.

 

또 “이스라엘의 모든 사람에게 거리로 나와 시위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가 외칠 수 없는 것을 대신해 외쳐 달라. 우리는 모두 고통받고 있으며 집과 가족에게 돌아가고 싶다”라면서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은 이스라엘의 실패로 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에서 범국민항쟁이 불붙는 데에는 인질들이 사망하기 전 남긴 호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퇴진 가능성…이후 전망은?

 

현재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 가운데 97명이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9월 1일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사망과 전쟁의 책임을 하마스에 돌리면서 “(하마스 지도부를 잡을 때까지 전쟁을) 쉬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범국민항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처지는 점점 수세로 몰리고 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장관은 9월 1일 내각 회의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인질 사망이 계속되는데도 우리의 목표(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에 있는 필라델피 통로 내 주둔)를 고집하는 것은 도덕적 수치”라고 말했다. 군부의 주요 인사 또한 갈란트 장관의 의견에 동의했다고 한다.

 

하마스 소탕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주둔 없이는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네타냐후 총리의 면전에서 이스라엘군이 대놓고 반기를 든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서방 주요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결국 물러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월 2일 영국 매체 ‘가디언’은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민심에 불이 붙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스라엘에서 벌어진 전례 없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중동지역 전쟁의 판세와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에 영향을 미칠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과는 다른 정당 소속인 극우성향 장관들의 지원을 받아 연립정권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스라엘의 범국민항쟁이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앞당길 것이란 분석이다.

 

네타냐후 정권과 이스라엘군 사이 균열이 심각한 가운데 미국이 네타냐후 총리를 과연 끝까지 지원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9월 2일 이스라엘 현지 매체 ‘하아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원조를 받지 않고는 몇 달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없는 처지라고 털어놨다.

 

이스라엘군의 시각에서도 팔-이 전쟁이 미국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전쟁을 이어갈 수 없음을 인정한 것인데, 이는 이스라엘군이 네타냐후 총리에 반기를 든 또 하나의 이유일 수 있다.

 

팔-이 전쟁을 겪으며 양측의 내부 사정과 실제 전쟁 상황을 알고 있는 이스라엘군으로선 무리한 전쟁을 계속하다가는 하마스 소탕은커녕, 이스라엘군이 자멸하게 될 판이라고 여겼을 법하다.  

 

미국마저 네타냐후 정권의 지원을 거두게 되면 즉각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중심으로 한 팔-이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거리에 나온 이스라엘 국민이 ‘하마스 규탄’이 아니라 네타냐후 정권의 집단학살과 야만성을 규탄하며 평화를 호소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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