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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휴전 협정’…눈여겨볼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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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1-22 11:36 조회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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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이스라엘 ‘휴전 협정’…눈여겨볼 3가지


기사입력시간 : 2025/01/22 [10:36:00]

박명훈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집권세력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정이 지난 19일(이하 현지 시각) 발효됐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 3개월여 만이다.

 

휴전 협정의 당사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며 미국·이집트·카타르가 협정을 중재했다.

 

이번 휴전 협정은 하마스 측이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측이 가둔 팔레스타인 주민을 맞교환하는 1단계 조치로 시작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은 1단계 조치를 마친 뒤 ‘전쟁 종식’에 방점을 둔 2단계(가자지구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 3단계(가자지구 재건) 조치를 단계적으로 이행하기로 했다.

 

휴전 협정의 특징에 관해 3가지로 분석하고자 한다. 

 

1.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안

 

  © 하마스 텔레그램 채널

 

하마스 측은 휴전 협정에 관해 “가자지구 공격 중단 합의는 우리 국민과 우리의 저항,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의 자유인들이 이뤄낸 업적”이라며 “이는 적(이스라엘)에 대한 투쟁, 우리 국민의 해방과 귀환이란 목표 달성을 위한 길에서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즉, 하마스 측은 이번 휴전 협정을 ‘승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휴전 협정의 전문을 보면 하마스가 왜 이렇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지난 1월 15일 휴전 협정 전문을 입수해 공개했다. 

 

전문은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 교환을 위한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절차와 구조 그리고 양측 간의 영구적인 휴전을 달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평온으로의 복귀”가 휴전 협정의 목표임을 명시했다. 영구적인 휴전은 곧 전쟁 종식을 뜻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은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이 가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맞교환하면서 단계별로 협정을 이행하기로 했다. 여러 보도를 종합하면 하마스에 붙잡힌 이스라엘 인질은 약 100여 명으로 추정된다.

 

휴전 협정은 1단계, 2단계, 3단계 순으로 진행된다.

 

먼저 19일 1단계의 첫 조치로 하마스가 붙잡은 이스라엘 인질 3명, 이스라엘이 가둔 팔레스타인 주민 95명이 맞교환으로 풀려났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고위 간부이자 팔레스타인 자치의회 의원을 지낸 칼리다 자라르 등 하마스 측의 유력 인사들도 풀려났다. 앞으로도 하마스의 지도부급 인사들이 대거 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은 1단계 조치가 이행되는 6주 동안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하마스는 1단계 조치에서 이스라엘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도 그에 맞춰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하기로 했다.

 

1단계 조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인 인질을 총 33명을 풀어주면, 이에 그동안 이스라엘이 구금시킨 팔레스타인 수감자 737명을 풀어주는 방식으로 이행된다. 단순 교환 숫자로만 비교해 봐도 팔레스타인에 유리한 안이다.

 

협정안에는 “이스라엘군은 협정이 체결되는 즉시 국경을 넘을 준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1단계 이행 과정에서 가자지구 인구 밀집지역과 떨어진 동쪽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또 점진적으로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필라델피 회랑에서 병력을 줄이기로 했다.

 

휴전 협정은 1단계 조치를 마치고 전쟁 종식에 방점을 둔 2단계로 넘어간다.

 

이스라엘군은 1단계 조치에서 마지막 이스라엘 인질이 석방된 뒤 42일 째 되는 날부터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를 시작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군은 필라델피 회랑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을 철수하기로 했다.

 

하마스는 2단계 조치에서 남은 이스라엘 인질 70여 명을 모두 석방하기로 했다. 이스라엘도 인질 석방에 맞춰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석방한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몇 명이나 석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마스는 2단계를 마친 뒤 3단계 조치에서는 이스라엘 인질들의 주검도 이스라엘 측에 넘기기로 약속했다. 

 

3단계 과정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가자지구에서 가자지구 재건이 시작된다. 유엔과 이집트, 카타르 등이 가자지구 재건을 감독하기로 했다.

 

이밖에 ▲매일 600대가 넘는 지원 물품을 실은 트럭이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등의 가자지구 지원책 ▲아프거나 다친 가자지구 민간인의 안전 보장 ▲가자지구 비무장 실향민의 귀향 등도 협정안에 담겼다.

 

협정안 전반에 하마스 측의 입장이 반영됐음을 알 수 있다.

 

아랍권 유력 매체 알자지라는 휴전이 시작되자 들뜨고 희망에 찬 팔레스타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알자지라는 20일 팔레스타인 현지를 취재한 보도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축하하고 흥분과 행복을 느꼈다”라면서 “(그들은) 모든 천막촌을 떠나 그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 그들의 집과 그들이 남긴 추억을 점검하기 시작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날 알자지라는 다른 기사에서 “그들(가자지구 주민)은 휴전이 효력을 발휘하는 것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이제 교환 협정이 진전되고 있으며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도 보고 있다”, “우리는 (수감자를 태운) 버스가 (이스라엘이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오퍼 군 교도소를 벗어나는 것을 보았고, 모든 가족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려고 버스 근처에 모여 있었다”라고 전했다.

 

하마스 무장 조직 알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인질·수감자 교환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질들의 무사 귀환은 전적으로 이스라엘의 합의 준수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2. 이스라엘: 휴전과 전쟁 사이에서 오락가락

 

▲ 휴전 협정 1단계 첫 조치로 하마스에 붙잡혔던 이스라엘 인질 3명이 석방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 이스라엘군 엑스(옛 트위터)

 

휴전 협정이 성사되자 인질의 귀환을 소망하던 이스라엘 국민은 크게 환영했다. 특히 인질 가족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향해 모든 인질을 집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민 인질이 석방된 것에 “환영”한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전쟁을 이어갈 수 있다며 미련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가 다시 전쟁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새롭고 강력한 방식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휴전 협정이 체결됐음에도 협정을 깰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궁지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의 처지와 관련이 있다.

 

전쟁이 발발한 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소탕을 마칠 때까지 전쟁을 절대 멈추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해 왔다. 그러나 정작 하마스를 협정 당사자로 인정하면서 “영구적인 휴전”과 “최종 합의”를 목표하는 휴전 협정이 체결돼 체면을 구겼다.

 

특히 네타냐후 정권은 ▲가자지구에 이스라엘군 영구 주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 합병 등 팔레스타인 전역 장악을 전쟁의 최종 목표로 거론한 바 있다. 그러나 협정안에는 이스라엘의 목표와 정반대로 이스라엘군 철수가 명시됐다.

 

더구나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지속해야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네타냐후 연정을 뒷받침하는 극우세력이 전쟁을 계속하라며 휴전 거부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범죄, 부정부패 등 중대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는 자리에서 물러나면 즉각 수사를 받게 될 처지다.

 

이렇게 되면 정치적 생명이 끝장난 네타냐후 총리가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연정 붕괴를 막기 위한 온갖 수단을 쓸 가능성이 높다.

 

19일 극우 성향인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부장관은 이스라엘 육군 라디오와 대담에서 “하마스를 물리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임시 군사 정부를 세워야 한다”라며 “우리가 가자지구 전체를 점령하고 통치하는 방식으로 전투에 복귀하지 않으면 (연정에서 이탈해 네타냐후) 정부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모트리치 장관의 주장은 가자지구의 집권세력인 하마스에 이길 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가자지구를 점령해야 한다는 점에서 모순됐다. 휴전 협정이 체결되자 혼란에 빠진 이스라엘 극우세력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20일 보도에서 “(휴전 협정을 통해) 석방된 인질들이 자신들이 겪었던 공포를 털어놓을 때 남은 인질들을 석방하라는 대중의 외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가 네타냐후를 (휴전 협정) 2단계로 몰아가도록 강요한다면, 네타냐후의 연정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과 전쟁 사이에서 결정을 제대로 못 내리고 오락가락하면 이스라엘의 혼란은 가중될 듯하다.

 

3. 미국: 바이든과 트럼프의 변명, 자기합리화

 

▲ 왼쪽부터 JD 밴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백악관 

 

미국에선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휴전 협정 체결에 관해 서로 자신의 치적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15일 임기 종료를 앞둔 바이든은 “내가 처음 제안했던 중동 관련 합의가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라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하마스를 압박한 자신의 전략이 통했다’고 자평했다.

 

16일 당시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는 “우리(트럼프 측)가 이 합의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합의는 절대 없었을 것이고, 인질은 풀려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바이든이 자기가 했다고 하는 건 불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전·현직 미국 대통령은 휴전 협정에 관해 서로 자신의 치적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은 이스라엘을 전폭 지원하다가 궁지에 몰린 미국이 다급하게 전쟁에서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부장관은 19일 미국 CNN 방송과 단독 대담에서 “(휴전 협정 체결 과정에서) 지난 몇 주 동안 미국의 강력한 개입,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개입”이 있었다며 “우리(이스라엘)가 고통스러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사실은 숨기고 싶지 않다”라고 털어놨다.

 

1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취임 전 휴전을 원한 트럼프가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지난 11일 이스라엘로 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전직 고위 관리는 위트코프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쟁을 끝내라고 강하게 압박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빠르게 ‘예’라고 말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해영 한신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는 16일 촛불행동tv에 출연해 이스라엘 현지 매체가 전한 위트코프의 또 다른 얘기를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이 사바스(유대교 안식일) 기간이라서 다른 날 와 달라’고 아주 정중하게 부탁했는데, 위트코프가 짜증을 내면서 ‘난 그런 것 모르겠고 가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뒤 카타르에서 하마스-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이 진행됐다고 한다.

 

계속해 이해영 교수는 “‘(트럼프로선) 일단 취임에 맞춰서 폼 잡으려면 가자 전쟁을 끝내야겠다’”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러한 트럼프의 협상 방식은 길게 이야기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정권으로선 하마스와의 전쟁을 끝내길 원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측이 개입해 물러서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북미대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수렁에 빠진 미국은 더 이상 가자지구의 상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래서 미국으로선 하마스-이스라엘 간 전쟁을 끝내는 휴전 협정 2단계, 3단계 내용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각에서 휴전 협정 체결이 자신의 치적임을 내세우는 바이든과 트럼프의 주장은 미국의 처지를 감추려는 변명, 자기합리화라고 할 수 있다.

 

20일 워싱턴 D.C.에서 트럼프의 47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다. 트럼프는 연설 과정에서 휴전 협정이 발효돼 이스라엘 인질이 풀려났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포함한 미 정치권은 진영을 가릴 것 없이 환영의 박수를 쏟아냈다.

 

또 미국 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은 위트코프 특사를 가자지구에 상주시키면서 2단계, 3단계 휴전 협정이 잘 이행되는지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딴생각’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전쟁을 끝내려는 트럼프 정권과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 네타냐후 정권 사이에서 갈등이 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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