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 일대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 피란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6차 인질 석방이 이뤄지자마자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해 3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내무부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구호트럭 이송을 감독하던 현지 경찰관 3명이 이스라엘군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 범죄는 점령군(이스라엘군)이 휴전 합의를 광범위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점령군은 지난주 중재국들에게 한 약속을 어기고 구호품 차량과 잔해를 치우기 위한 중장비 진입을 막는 등 휴전 합의를 또 다시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무부는 또 이스라엘이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이집트에서 치료를 받으러 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 군대를 향해 이동하던 무장한 개인 몇명을 표적으로 삼은 공습이 있었다”고 확인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이스라엘 군 병력에 접근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이 가자 북부 주민들의 귀환을 막고 주민들에게 총을 쐈으며, 가자지구 여러 지역에서 구호품과 중장비 진입을 가로 막는 등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며 15일로 예정돼 있던 인질 3명 석방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 연기 발표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인질을 제날짜에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을 취소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이집트, 요르단 등 중재국들이 구호품 및 중장비 반입을 보장한 끝에 하마스는 연기를 철회하고 전날 이스라엘 남성 인질 3명을 석방했다.
그러나 인질 석방이 이뤄지자마자 이스라엘이 또 다시 가자지구 공격을 단행하고 합의 위반 지적이 나오면서 내달 1일까지 이어지는 42일간의 ‘1단계 일시 휴전’이 또 다시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휴전 돌입 16일째인 지난 3일부터 시작하기로 예정돼 있던 2단계 휴전 논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부동산 개발’ 선언 이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220만명이 넘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주변국으로 영구 이주시키고 가자지구를 미국이 소유해 휴양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히며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폭탄 선언 후 휴전이 2단계 전환을 위한 협상으로 진전되기는커녕, 오히려 양측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전쟁 범죄자 네타냐후는 휴전 합의 이행과 포로 교환을 방해하고 침략으로 복귀해 집단 학살을 저지르려 한다”며 “중재국은 시온주의자 적들이 휴전 2단계 협상을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