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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이겼다!” - 서울행정법원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판결 (2025.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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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9-17 11:08 조회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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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이겼다!”


  •  한승동 에디터
  •  
  •  승인 2025.09.13 22:35

서울행정법원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판결

백지화운동 시민들 “우리가 수라갯벌 지켜냈다”

조류 충돌 위험성 무안공항의 최대 600배 이상

사업이 비용 대비 이익 비율인 B/C 0.479

세계자연유산 갯벌 환경과 조류 서식환경 파괴

피고 항소, 원고 “사업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9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 이날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 직후 환호하며 기뻐하는 시민들.  60+기후행동
9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 이날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 직후 환호하며 기뻐하는 시민들.  60+기후행동

“우리가 수라갯벌 지켜냈다!”
“새들이 이겼다!”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수석 부장판사)는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 소속 시민 1297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2년 9월 소송이 제기된 지 3년 만이다.

 

9월 11일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1심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  60+기후행동
9월 11일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소송 1심 공판이 열린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  60+기후행동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그것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지역 균형발전, 전북권 경제활력 제고 등)의 중요성을 고려하더라도 그 때문에 침해될 수 있는 공익(항공운항의 안전성, 사업 지역의 생태계 파괴 등)이 더 크며,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성이 제주항공 참사를 빚은 인근 무안 국제공항보다 훨씬 더 높고, 그곳 조류 등 생물 다양성과 자연환경에 회복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2022년 6월 30일 국토교통부 고시 제2022-372호로 한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전북 군산의 군산공항(미군기지) 인근 수라갯벌에서 오는 11월 착공될 예정이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 재검토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에서 재판을 지켜 본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참여 시민들은 재판 결과에 환호하며 감격했다. 공동행동과 함께 군산에서 서울 행정법원까지 이어진, 신공항 건설 취소를 요구하는 ‘새, 사람 행진’을 이끌었던 문정현(85) 신부는 이날 선고 뒤 "이번 결과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다"면서 "평생 정부 정책을 고발해왔지만, 단 한 번도 이겨본 적 없었기 때문"이라며 판결에 놀라워하고 기뻐했다.

 

9월 11일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행정법원 앞에 모인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운동 참여 시민들. 60+기후행동
9월 11일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행정법원 앞에 모인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 운동 참여 시민들. 60+기후행동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1심 판결 소식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함께 선 문정현 신부와 문규현 신부(왼쪽).  60+기후행동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1심 판결 소식을 기다리는 시민들과 함께 선 문정현 신부와 문규현 신부(왼쪽).  60+기후행동

공동행동은 판결 뒤에 낸 성명을 통해 “서울행정법원 이주영·문지용·고철만 판사의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청구 인용은 당연한 판결”이라면서도 “정부의 잘못된 권한행사를 견제하고, 제동을 거는 사법부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았다. 법이 있어야 할 엄중한 이유를 증명한 판결”이라며 재판부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성명은 “그동안 한국의 사법부는 많은 부분 정부의 부당하고 잘못된 권한행사를 견제하기는커녕 권력과 자본에 편에 서서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 민중을 착취하고 억압하며, 소중한 생명들을 학살하는 공범자를 자처했다”며 이번 판결이 “한국 사법 역사와 지구의 시간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며, 또한 “기후생태 붕괴를 가속하는 정부의 생태학살 사업들을 중단시킬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김관영 전북 도시자는 이날 판결이 나온 뒤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국토교통부와 협력해 즉시 항소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국토교통부에 “항소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한편 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새만금 신공항을 착공할 수 없도록 조만간 ‘사업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이 비용 대비 이익 비율인 B/C 0.479

재판부는 피고(국토교통부)가 수행한 이익형량(행정 작용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개인의 사익을 비교하여, 어느 이익이 더 우월한지를 판단하는 것)에 대한 ‘종합적 평가’에서 해당 사업(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가져다 줄 이익과 그것을 위해 투입해야 비용을 나타내는 B(이익)/C(비용) 비율이 0.479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았음에도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면제받은 채 추진됐다고 지적했다. B/C 비율은 1이상이어야 비용보다 이익이 더 크다. 0.479는 100을 희생(비용)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새만금 건설의 권역별 위치. 신공항은 1권역에 포함돼 있다.
새만금 건설의 권역별 위치. 신공항은 1권역에 포함돼 있다.

 

판결문에 인용돼 있는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도. 예상되는 연간 조류충돌 횟수에서 제주항공 참사사건이 난 인근 무안공항이 0.07225회인데 비해 새만금 신공항('사업부지')은 반경 13km일 경우 최소 10.45467회, 최대 45.92930회, 그리고 반경 5km일 경우 최소 9.45467회, 최대 43.02930회로 나와 있다. 새만금 신공항이 무안공항에 비해 조류충돌 위험도가 최소 100배 이상, 최대 600배 이상 더높다. 
판결문에 인용돼 있는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도. 예상되는 연간 조류충돌 횟수에서 제주항공 참사사건이 난 인근 무안공항이 0.07225회인데 비해 새만금 신공항('사업부지')은 반경 13km일 경우 최소 10.45467회, 최대 45.92930회, 그리고 반경 5km일 경우 최소 9.45467회, 최대 43.02930회로 나와 있다. 새만금 신공항이 무안공항에 비해 조류충돌 위험도가 최소 100배 이상, 최대 600배 이상 더높다. 

조류 충돌 위험성 무안공항의 최대 600배 이상

판결문에 인용돼 있는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 평가 결과는 더 놀랍다. 피고 쪽이 조사해 자체 평가한 조류충돌 위험도를 보면,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난 무안공항의 경우 연간 예상되는 조류충돌 횟수(TPDS)가 0.07225인데 비해 새만금 신공항은 반경 13km 내에서는 최소 10.45467에서 최대 45.92980, 반경 5km 내에서는 최소 9.45467에서 최대 43.02930으로 무안공항보다 최소 100배 이상, 최대 600배 이상 높다.

세계자연유산 갯벌의 환경과 조류 서식환경 파괴

판결문은 따라서 “이 항공운항의 안전성 자체에 의문이 있다”며 “이 사건(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이후 환경영향평가, 실시계획 수립 등의 절차를 거치기는 하나, 후속 단계에서는 입지 자체를 변경하기 어려울 뿐더러, 이 사건 사업부지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실효성 있는 조류충돌 위험 저감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류 서식지 및 갯벌 자연환경과 관련해 판결문은 “이 사건 사업부지의 개발은 이 사건 사업부지 및 인접 지역에 분포한 법정보호종 조류 등에게 서식지 축소, 개체수 감소 등의 영향을 미칠 뿐더러 그와 연결된 서천갯벌의 자연환경 및 조류의 서식환경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악영향을 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 보인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은 해당지역 조류 보호와 관련해 피고 쪽이 제시한 (보호, 보존)방안들은 모두 실효성이 없어 보일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부지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로 인해 이 사건 계획 이후의 단계에서 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새만금 신공항 사업의 추진은 해당 사업부지 및 인근 지역,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의 환경과 서식하는 조류 등에 악영향을 미침으로써 보존하여야 할 생물다양성을 해치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환경 관련 각종 법률, 상위계획,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와도 정면으로 충돌되는 것이라고 했다.

신공항 예정지에서 약 7km 떨어진 서천 갯벌은 람사르 습지보호지역,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돼 있고, 또 거기서 약 9km 떨어진 지역은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새만금 신공항 건설계획은 취소돼야 한다"

판결문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결국 피고는 충분한 검토와 조사, 합리적인 이익형량을 통해 이 사건 사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지역균형 발전)이 이 사건 사업으로 인해 침해되는 공익 또는 사익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요소를 입지 선정 절차에 반영하지 않은 것, 이 사건 사업이 서천갯벌 및 서식 조류 등에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한 부실한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단정을 함으로써,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항공 안전성에 문제가 없고 생태계 등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일부 악영향이 있더라도 저감방안을 통해 이를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는 잘못된 결론에 이른 뒤, 그와 같은 결론을 전제로 이익형량을 수행한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객관성과 합리성을 결여하여 부당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획은 계획재량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위치. 중앙의 점선 안쪽 노란색이 미군이 주로 쓰는 군산공항이고 그 왼쪽 흰 부분이 새로 건설될 예정인 수라갯벌의 새만금 신공항이다.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 위치. 중앙의 점선 안쪽 노란색이 미군이 주로 쓰는 군산공항이고 그 왼쪽 흰 부분이 새로 건설될 예정인 수라갯벌의 새만금 신공항이다.

새만금 신공항은 미군기지 활주로 확장

재판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공동행동은 새만금 신공항 건설이 인근 군산공항을 민간과 함께 쓰고 있는 미군기지의 활주로를 추가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해 왔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도 지난 1일과 10일 각각 성명을 통해 새만금 신공항이 조류충돌과 생태계 파괴 위험성이 클 뿐 아니라 민간 국제공항보다는 미군기지 용도로 건설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그럴 경우 한국이 더 큰 안보적 위기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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