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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스트레이트] "무인기, 北에 또 보냈다" (2025.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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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6-30 14:57 조회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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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무인기, 北에 또 보냈다" 



입력 2025-06-29 20:58 | 수정 2025-06-29 21:03
■ "무인기, 더 보냈다"

지난해 10월 11일, 북한은 우리군의 무인기가 세 차례에 걸쳐 평양 상공에 침투해 대북 전단을 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TV]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엄중한 군사적 공격 행위이다."

당시 국방부는 관련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법사위, 2024년 10월 11일)]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불과 한 시간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 (국회 법사위, 2024년 10월 11일)]
"여러 가지 다양한 상황이기 때문에 확인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북한은 평양 상공에서 추락한 무인기 사진까지 공개하며 응징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여갔습니다.

우리군 역시 '북한 정권의 종말'이란 극단적 수위의 표현으로 맞대응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은 커져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터진 12·3 비상계엄.

그 이후 윤석열 정권이 계엄요건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유도했던 것 아니었냐는 의혹이 쏟아졌습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용대/드론작전사령관 (국회 국방위, 2024년 12월 10일)]
"<무인기 보내는 거 그때 있었잖아요. 그 임무 누구로부터 지시받았습니까?> 그 사항은 확인해 줄 수가 없습니다.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왜 확인해 줄 수 없어요? 사실이 아닌 건 아니잖아요? 어디에서 띄웠습니까?> 제가 확인해 드릴 수 없습니다."

전례없는 '외환' 혐의 적용까지 가능한 엄중한 사안이었지만, 관련 수사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트레이트>는 당시 우리 군이 무인기를 보낸 게 사실이고, 지난해 10월뿐만 아니라 계엄 선포 직전인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군 내부자들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현직 장교 A씨 (녹취록 대독)]
"그때는 계엄을 상상 못 했기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계속 하려고 하는구나.' '아, 이러면 좀 계속 이러면 큰일 날 텐데'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
"법적으로도 그렇고 북한 변수가 존재해야 돼요. '전시'도 북한 변수죠, '사변'도 북한 변수죠. 국가 '비상사태'도 역시 북한의 도발 외에는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계엄을 위해) 북한 변수를 상당히 고려에 넣었다라는‥“

■ "더 보냈다"‥짙어진 '외환' 혐의

이휘준

안녕하십니까, 이휘준입니다.

오늘 스트레이트는 내란 특검의 핵심 축인 외환 혐의와 관련해, 단독 취재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김정인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윤석열 정부는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는데, 이걸 반박하는 내용을 취재한 거죠?

김정인

네, 그렇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북한이 주장했던 대로 작년 10월에 우리 군이 무인기를 보낸 게 맞고, 여기에 더해서 계엄 직전인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진술 녹취록을 저희가 확보했습니다.

당시 무인기 침투 임무에 관여했던 군 실무자들, 그러니까 한 명이 아닌 복수의 증언인데요.

지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VCR

지난해 10월, 북한은 평양에 추락한 무인기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에는 선전포고로 여기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우리 측도 북한을 강력 비난하면서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던 11월.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현직 군인 A씨는 이 사령부에 내려진 충격적인 지시를 전해들었다고 합니다.

북한에 무인기를 보내라는 명령이었습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어쨌든 하나 소실됐기는 했지만, 북한이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허둥댔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효용성을 확인해서 써먹으려고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느껴서 '아, 이러면 좀 계속 큰일 날 텐데'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북한이 무인기를 또 보내면 선전포고로 간주한다고 선언한 상태에서, 누가 봐도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무모한 지시로 보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VIP랑 장관이 그 북한 발표하고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사령관이 굉장히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습니다."

10월에 평양에 보낸 무인기가 발각됐다는 발표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이 오히려 좋아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막 좋아할 일인가 싶긴 했는데 좀 황당하긴 했습니다."

결국 상부 지시에 따라 11월 중순, 다시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이 실행됐다고 합니다.

이미 북한이 한 번 발견했기 때문에 또 들어갈 경우 발각될 가능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10월에도) 절반은 안 올 수도 있다는 감수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보수적인 의견에서는 '이거 20%면 성공이다'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떨어진) 그놈(무인기) 한 대면 사실 선방한 겁니다."

이 제보자는 12·3 계엄이 터지고 나서야 무모해 보였던 무인기 작전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계엄 터지고 나서 외환 그 북풍 얘기가 나오면서부터 이상한 생각이 됐고 '아, 이게 무인기 평양 무인기가 이용 됐구나' 하는 게 자괴감이 들면서 굉장히 부끄러웠습니다. 사실 부대가 이거 준비할 때는 그래도 나름의 오물풍선에 대응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작전을 준비했던 건데 일단 모든 게 맞춰지는 겁니다."

이 충격적인 제보가 조사를 통해 사실로 밝혀진다면, 고의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는 또 다른 군 내부자 B 씨의 진술 내용도 확보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지난해 10월의 무인기도 우리가 보낸 게 맞다는 증언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9일, 북한이 우리 무인기라며 공개했던 비행 경로.

이 경로는 우리가 보냈던 무인기의 경로과 매우 유사했다고 합니다.

[김민석/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처음에는 이제 백령도에서 출발하고 그다음에 북한 영공으로 들어가기까지 과정인데 이 과정에서는 북한의 지상 레이더를 피하는 궤도 그러니까 북한에서 이제 지상의 레이더가 탐지하기 어려운 사각지대로 서해안으로 돌아서 가는 궤적이 보였고‥"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은 시작부터 이상한 점 투성이였습니다.

작전이 처음 하달된 건 지난해 6월.

V, 즉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군 내부에서도 알 수 없도록 비밀로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V 지시다. 국방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 저쪽(국방부·합참)에 절대 말하지 마라."

드론작전사령부는 이 때부터 대북 전단을 담을 이른바 '삐라통'을 만들어서 무인기에 달아 날리는 훈련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평양 상공에서 추락한 것처럼 훈련 중에도 여러 차례 무인기가 추락했습니다.

훈련에 쓰인 무인기는 S-BAT 기종.

북한이 공개한 추락 무인기와, 엔진 연료관이나 착륙 장치 등이 같습니다.

[김민석/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엔진과 그 다음에 연료 탱크 사이에 들어간 관의 빨간색 관이라든가 여기에 있는 연료 모양 그다음에 프로펠러 모양 그다음에 이거 배기구의 모양 등이 제가 촬영한 (우리 무인기) 내용과 동일한 색깔과 크기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해서‥"

이 무인기는 훈련 교육용일 뿐, 정찰이나 전투 목적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음이었습니다.

육군의 시범사업 보고서를 보면, 구름 낀 날에 2킬로미터 상공에서 날아도 소리가 들린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북한이 무인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을 당시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발코니로 나간 사람들은 머리 바로 위에서 소리를 들었다"고 러시아 언론에 말했습니다.

A씨는 북한에 무인기를 보낼 때 한 번에 3, 4대가 갔으며, 평양 주요 지점을 낮은 고도로 뱅뱅 돌았다고 증언했습니다.

[현직 장교 A 씨 (녹취록 대독)]
"너무 위에서 떨어뜨리면 이게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냥 삐라 공중 분해 될 수 있기 때문에 삐라 살포도 해야 되고, 그다음에 그 불안감 조성을 위해서 일부러 노출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야간이지만."

[부승찬/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
"정말 신기한 게 평양 상공 그것도 320m 상공에서 한 수십, 열 바퀴 이상을 뱅글뱅글 돌게 만들어 놓는 그런 비행경로를 입력했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렇게 딱 봤을 때 '제발 들켜달라, 들켜달라' 이거 외에는 없는거죠."

소음이 큰 무인기를 비교적 저고도로 비행시켰다.

일부러 발각되길 바랐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정황입니다.

A 씨 등은 비상계엄을 위해 무인기 침투가 의도적으로 진행된 것이었다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규정/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실 선임비서관]
"군인들은 순수하게 대통령의 명을 받아서 임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고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했는데 혹시 이게 비상계엄의 분위기 조성,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을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가 아니었나’라는 생각 때문에 '굉장히 자괴감이 들었다'는 얘기를 직접적으로 했어요."

스트레이트는 이 증언 내용을 묻기 위해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용대/드론작전사령관]
"<안녕하세요.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님이시죠?> 네. <안녕하세요. 저는 MBC 스트레이트팀의 김정인 기자라고 합니다.> ‥‥‥."

김 사령관의 변호인은 군사기밀과 관련된 문제라 상급기관의 허가없이는 언급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확인해 드릴 수 없다’라는 게 전체적인 일관적인 입장입니다."

윤석열 정권이 계엄의 명분을 위해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내란의 비선 기획자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엔 'NLL에서 북한 공격 유도'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도,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김용현 장관이 "북한의 오물풍선에 원점 타격으로 대응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곽종근/전 특전사령관 (내란혐의 국정조사, 1월 15일)]
"10월 정도로 기억을 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으로부터 '북한 오물풍선 쓰레기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하고 '합참 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라는 소리를 저한테 직접 비화폰 통화하면서 저한테 했기 때문에‥"

불법계엄의 전말을 밝히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6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이 외환 혐의에 대한 수사는 멈춰있습니다.

이에 따라 내란 특검은 외환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법리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외환죄 중 '외환유치죄'는 외국 등과 은밀히 공모해 전쟁을 일으킨 경우 무기징역이나 사형이 선고되는 중대범죄.

다만 북한과 공모했는지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했을 경우에 적용되는 '일반이적죄'를 먼저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핵심적인 것은 전쟁을 하기 위해서 '전쟁을 유도하는 방식의 작전을 했는가'도 매우 중요한 것이죠. (특검이) 부대들만 다 쳐들어가도 다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이제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증거 수집에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

■ "검찰·법원의 직무유기"

이휘준

네, 이 외환 관련 혐의, 정말 철저한 수사가 시급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 도대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중요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겁니까?

김정인

네, 상대적으로 수사가 쉽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지만 검찰도 이 부분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비단 외환죄뿐만 아니라 내란 혐의 수사 과정도 짚어봐야 하는데요.

검찰과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때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석방된 건 물론, 다른 주요 피고인들까지 풀려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보입니다.

VCR

포토라인에는 결코 서지 않겠다며 버티던 윤석열 전 대통령.

하지만 절대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특검의 엄정 대응원칙에, 결국 지하 주차장이 아닌 지상 출입구를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체포방해 지시 혐의를 신문하던 경찰관을 바꿔달라며 조사를 거부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새벽 1시쯤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오늘 새벽)]
"<오후 조사 돌연 거부하신 이유가 뭡니까?> ‥‥‥. <검사 시절 피의자가 조사자 선택할 수 있게 하셨습니까?> ‥‥‥."

반려견과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편한 복장으로 지하 상가를 다니던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아크로비스타 인근 주민]
"그냥 산책하시는 거 몇 번 봤어요." <여기 산책을 주로 하세요? 이 상가 말고 여기 주변 산책도 많이 하세요?> 네. 이쪽, 이쪽. 이렇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는 부정선거 영화를 관람하고 김문수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대선에도 개입했습니다.

수사기관의 소환 요청에는 불응으로 일관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6월 16일)]
"<3개 특검 모두‥> 아니, 저 사람들 좀 보게 이 앞을 가로막지는 말아주시면 안 되겠어요? 이쪽으로. 조금 앞으로‥"

그런데도 검찰은 추가 기소를 통한 구속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창민/민변 검·경개혁소위원장]
"‘내란죄를 범하고도 저렇게 활개 치는 게 꼴 보기 싫다’ 이 문제가 아니고. 내란 모의를 할 수 있는 외환이든 할 수 있는 존재란 말이에요. 그 존재 자체가. 국민이 불안해져요. 한동안 솔직히 불안했어요."

특검은 사건을 인계받은 지 단 하루 만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전격적으로 청구했습니다.

내란 혐의와 별개로 경호처에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도록 지시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그리고 군 사령관들의 비화폰 정보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입니다.

[박지영/내란 특검팀 특별검사보 (6월 24일)]
"조사에 응하지 않은 유일한 사람이고 특검은 수사 기한에 제한이 있고 여러 사항에 대한 조사가 예상되는바, (윤 전 대통령에게) 끌려다니지 않을 예정입니다. 법불아귀 (법은 신분이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에 따라서 엄정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계엄을 모의하고 실행했던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재판이 길어지면서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려던 순간.

단 3시간을 남기고 특검이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추가 구속기소하면서 가까스로 석방을 막았습니다.

불법계엄 2인자의 석방이 임박할 때까지 검찰은 뭘 했던 걸까.

취재 결과 검찰은 김용현 전 장관의 증거인멸 혐의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이미 확보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김 전 장관 양모 비서관의 검찰조사 진술 내용.

[양 모 씨/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비서관 (검찰조사 진술 대독)]
"(김용현 전 장관이) 저에게 2층 서재 책상 위에 있는 자료 전부를 치우라고 그러니까 세절하라고 지시하셨습니다. 그래서 약 3시간에 걸쳐서 세절을 했던 것 같습니다. 세절기 통이 꽉 차서 3번 정도 비웠던 것 같습니다."

자료를 세절하라‥ 즉 문서를 잘게 갈아서 없애라는 지시였습니다.

또 김 전 장관은 자신이 쓰던 노트북 컴퓨터도 부수라고 지시했는데, 지시를 따르다 손까지 다쳤다고 했습니다

[양 모 씨/김용현 전 장관 비서관 (검찰조사 진술 대독)]
"서재 서랍 속에 있던 예전부터 쓰던 노트북도 주면서 함께 폐기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냥 버리면 될까요?' 라고 물어보니 '모두 파쇄를 하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망치로 부수게 된 것인데 그 과정에서 손가락도 다쳤습니다."

[황영민/변호사]
"검찰이 종전 수사 의지가 있었는지, 김용현을 계속해서 구속하려고 하는 의사가 있었는지 이런 점에 대해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구속됐던 내란 주요 인물 중, 박안수, 이진우 전 사령관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미 보석으로 조건부 석방됐습니다.

법원도 내란 혐의 재판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의 재판은 준비에만 두 달이 걸렸고, 기소 뒤 현재까지 다섯 달 동안 단 8번의 재판만 열렸습니다.

핵심 증인 38명 중 8명까지만 증언을 마쳐 1심 공판 절차를 올해안에 끝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박용대/변호사]
"박근혜 전 대통령 그때를 돌아보면 그때는 6개월에 끝내려고 일주일에 한 3번씩, 4번씩 이렇게 재판을 했는데, 법원으로서는 이거(내란 혐의 재판)를 6개월 내에 끝낼 의사가 전혀 없었던 거 아니냐.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

김용현 전 장관과 노상원 전 사령관의 재판 역시 기소 이후 여섯 달 동안 공판은 10번만 진행됐습니다.

속도 뿐 아니라, 군사기밀을 이유로 깜깜이로 진행된 재판 방식도 문제였습니다.

김 전 장관 재판을 꾸준히 모니터해오던 한 시민단체에서, 참다 못해 지귀연 재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이지현/참여연대 사무처장]
"'비공개로 진행합니다. 퇴정해 주십시오.' 했을 때 이제 제가 '아, 지금이구나'하고 이제 손을 들었습니다. '계속 이렇게 비공개로 이루어져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실체적 진실에 국민들이 다가갈 수 없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의식이 든다'라고‥"

탄핵 이후 권한대행들의 거부권에 막히면서 불법 계엄 이후 7개월이나 지나서야 본격 시작된 내란 특검 수사.

특검이 숱한 방해와 비협조를 뚫고 진실을 밝혀 무너진 정의를 바로세울 수 있는 시간은 최장 170일.

벌써 임명 후 17일이 흘렀습니다.

‘북 무인기 대응’ 드론작전사령부 9월 창설


입력 2023.06.20 15:02

  •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드론작전사령부령안’ 20일 국무회의 통과

북 무인기 도발에 윤 대통령 창설 지시

재차 도발 시 9·19 군사합의 효력정지 염두에 둔 듯

6월2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비행장에서 열린 2023 아미 타이거(Army TIGER) 드론봇 페스티벌 아미 타이거 전투 체계 시연에서 소총 드론이 연막탄 위로 이동하며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6월2일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비행장에서 열린 2023 아미 타이거(Army TIGER) 드론봇 페스티벌 아미 타이거 전투 체계 시연에서 소총 드론이 연막탄 위로 이동하며 공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가 오는 9월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한다. 북한의 무인기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이 드론부대 창설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드론작전사령부령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드론작전사령부가 조기에 완벽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도록 차질 없는 출범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무인기 여러 대가 서울과 수도권 상공에 진입하는 일이 발생했고 군은 무인기를 격추하는 데 실패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격추 실패 상황을 “파리를 대포알로 잡으려고 한 것”에 비유하며 “(드론에 대항할)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국가안보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국방과학연구소 등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은 뒤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합동 드론부대 창설과 연내 소형드론 개발을 지시했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 4월26일 드론작전사령부령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이날 국무회의에서 통과한 것이다.

제정안에 따르면 드론작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 소속으로 설치하며 드론 전력을 활용해 감시와 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기전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령관은 장성급 장교로, 참모장은 장성급 또는 영관급 장교로 편성한다. 부대의 설치와 조직 등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이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군은 북한이 한국 영공에 무인기 1대를 보내면 평양 상공에 무인기 10대를 보내는 응징 원칙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무인기 도발을 다시 감행하면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맞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안보실에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드론작전사령부가 창설되면 드론 전력을 활용한 방어적 그리고 공세적인 임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10배 응징’ 논의에 대해서는 “자위권 차원으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대 전장에서 드론이 비대칭 전력으로서 가지는 역할은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며 “북한도 신형 무인기를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북한 평안북도의 방현 공군기지에서 날개폭 약 35m로 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무인기가 포착됐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처럼 우왕좌왕했던 일은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당부가 있었고 군도 열심히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드론사령부가) 북한 위협이라는 안보 변수를 제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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