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수윤 하채림 기자 =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맡던 리선권이 '당 중앙위원회 부장' 직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리선권이 지난 12일 당 창건 80돌 경축 해외동포들을 위한 연회에 참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리선권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동지"라고 호명하며 그가 "당 창건 80돌을 뜻깊게 경축하는 최상의 영광을 지닌 동포들을 축하하는 연설"을 했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북한이 2023년 말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적 2국가'로 선언한 후 통일전선부 명칭을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바꾸고 대남 심리전 중심의 기관으로 개편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이 '10국'의 존재를 확인한 바는 없지만, 통일부는 작년 말 발간한 '북한 주요 인물정보'에서 리선권의 직책을 '당 10국 국장'으로 표기했다.

노동당 조직 구조상 전문부서 산하에 국이 있기 때문에 리선권의 위상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있었지만, 이날 보도로 그가 부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음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1월 9일 재일조선학생소년예술단을 위한 연회 기사, 5월 25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결성 70돌 기념 중앙보고회 기사에서도 리선권을 '당 중앙위원회 부장'이라고 불렀다.

정부의 추정대로 리선권이 '10국 국장'이라면 북한 매체들이 그를 국장이 아닌 부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불확실하다. '10국'이 전문부서의 위상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월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평양에 다녀온 제3국인에게 통일전선부 간판은 없어졌는데, 그 건물 사무실과 사람은 그대로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노동당에 해외동포 전문부서가 신설된 동향도 현재까지는 포착되지 않고 있으며, 리선권이 이끄는 10국이 관련 업무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리선권이 연설한 연회에는 노동당 창건 80돌 경축 재일본조선인축하단, 재중조선인총연합회축하단, 국제고려인사회연합회축하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충성의 편지이어달리기대표단, 재중조선인총연합회 충성의 편지이어달리기대표단, 재중동포대표단, 재일조선사회과학자대표단 등이 초청됐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해외동포 담당 기구인 해외동포원호위원회는 과거에도 통전부 산하에 있었으며 통전부가 10국으로 바뀐 후에도 리선권이 관련 업무를 계속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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