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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러 탄도미사일 거래" vs 러 "허위 정보" (2024.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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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1-12 09:42 조회7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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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러 탄도미사일 거래" vs 러 "허위 정보"


  •  이유 에디터
  •  
  •  승인 2024.01.11 11:45
 

유엔 안보리서 진위 공방…미·러 한쪽은 거짓말

중국은 '관망'…러-우에 자제, 정치적 해결 촉구

서방 '탄도미사일 거래' 기정사실화…북-러 규탄

'가자 늪' 빠진 미국, 국제사회 관심 돌리기 인가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는 지난 4일 미국 백악관의 주장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러시아가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특히 러시아는 미국의 주장을 "허위 정보"(disinformation)로 규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 문제와 관련된 북한은 참석하지 않았고, 직접 관련은 없는 중국은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 2023.12.19. [조선중앙TV화면] 연합뉴스 
지난 19일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 2023.12.19. [조선중앙TV화면] 연합뉴스 

서방 '탄도미사일 거래' 기정사실화…북-러 규탄

10일 유엔 안보리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와 안보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에다가 한국, 일본, 독일 등 서방 진영 이사국들, 그리고 당사국인 우크라이나까지 나서 '러시아의 북한산 탄도미사일 사용' 주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무기를 거래한다며 북한과 러시아를 일제히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몰타, 슬로베니아, 우크라이나 8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12월 30일, 올해 1월 2일과 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파괴적인 공습을 가해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며 "이런 극악무도한 공격은 부분적으로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해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8개국은 또한 "이는 북한으로부터 무기 조달 및 수출을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라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이런 위반에 기꺼이 가담하는 것은 그 지위를 명백히 악용하는 것"이라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와 안전 유지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이사국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탄도미사일 거래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제공]. 2023. 01. 10. 시민언론 민들레
1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와 안전 유지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이사국들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탄도미사일 거래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유엔 안보리 제공]. 2023. 01. 10. 시민언론 민들레

미 "북-러 탄도미사일 거래" vs 러 "허위 정보"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의 로버트 우드 주유엔 차석대사는 북-러 간에 "활발하게 진행되는" 무기 협상들에 우려한다면서 "이제 결실을 보게 될 양국의 군사협력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오늘 발표했다"고 말했다. 특히 우드 차석 대사는 이어 "러시아군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평양의 탄도미사일들을 여러 차례 사용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더 많은 핵심 인프라를 파괴하고 시민을 죽이는 데 추가로 미사일을 사용할 것으로 본다"라고 주장했다. 황준국 주유엔대사도 가세했다. 황 대사는 "평양이 제공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이 우크라이나를 타격했다"며 "러시아가 북한이 불법으로 제공한 무기들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미사일을 수출함으로써 핵능력을 지난 미사일들의 실험 장소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침묵했던 러시아가 '북 미사일 제공설'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러시아의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이 공급한 탄도 미사일들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허위 정보는 워싱턴D.C.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대한 증거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고 말하고 도리어 서방이 제공한 무기들을 이용해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 등지의 수많은 주거지와 핵심 인프라를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회의에서 중국의 겅솽 주유엔 부대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입을 다물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주장이 상반되면서 어느 하나는 거짓말을 하는 게 틀림없는데, 확실한 팩트를 모르는 상황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게 부담스럽다고 판단했음직하다. 다만 겅 부대사는 "전쟁이나 무력 충돌에서 승자는 없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한다"면서 러-우 양측에 자제와 국제인도주의법 준수, 정치적 해결과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24. 01. 10.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조선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8~9일 중요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을 우리의 주적"으로 단정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24. 01. 10.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중국은 '관망'…미·러 어느 한쪽은 거짓말

'북 미사일 제공설'은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에서 비롯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커비 조정관은 4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북한에서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을 받아 그중 일부를 우크라이나 공격에 이미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공교롭게도 이틀 후인 6일 우크라이나가 북한산 미사일로 추정되는 증거라며 잔해를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검찰의 드미트로 추벤코 대변인은 미사일 잔해에서 확인된 노즐과 꼬리 부분이 그간 북한군이 열병식 등에서 공개했던 미사일과 형태가 유사한 점을 근거로 해당 미사일이 북한에서 제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로서는 북한이나 다른 국가가 이 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커비 조정관은 9일 브리핑에서도 러시아가 지난 6일 또다시 우크라이나에 북한산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포함한 47개 국가 및 국제기구의 외교 수장들도 같은 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수출과 러시아의 미사일 사용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10·7 하마스의 만행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석 달여 만에 가자에서 2만3000명의 사망자를 낳으면서 11일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이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에 섬에 따라 시종일관 이스라엘 지지를 표방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관심을 가자 전쟁에서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돌리기 위해 북-러 탄도마사일 거래와 군사협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 지구의 알마가지, 알부레이즈, 알누세이라트 난민촌들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4. 01. 10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 지구의 알마가지, 알부레이즈, 알누세이라트 난민촌들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2024. 01. 10 [EPA=연합뉴스]

'가자 늪'에 빠진 미국, 국제사회 관심 돌리기?

이날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미국의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상견례를 겸한 전화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이전하고 러시아가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한 점을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으며, 최근 서해상 포병 사격을 포함한 북한 도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북러 간 군사협력이 엄중한 사안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이런 와중에 한미 양국 간의 정보 판단에서 엇박자를 내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국정원이 지난 8일 하마스가 사용한 F-7 로켓의 신관(포탄 기폭장치) 부품이 북한산으로 보인다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에 대해 "동일하게 판단한다"고 말한 데 대해, 10일 브리핑에서 백악관의 커비 조정관이 "하마스와 북한 사이에 어떤 군사적 협력이 있다는 조짐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또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10일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난 8∼9일 군수공장 현지지도 관련 북한 매체 보도사진에 등장하는 무기체계는 2022년 4월 북한이 최초로 시험발사한 근거리형 전술유도탄이라면서 북한이 신형 근거리 탄도미사일(CRBM)인 이것을 러시아에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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