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결국 중국 충칭공장을 약 3000억원에 현지 업체에 팔았다. 이로써 2002년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한 이후 5곳까지 늘어났던 생산 거점이 3곳으로 줄었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충칭공장을 지난해 8월 매물로 내놓은 지 4개월만인 지난 연말 충칭시 량장신구 소재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에 16억2000만 위안(약 2990억원)에 매각했다.
2017년 완공한 충칭공장은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차의 다섯 번째 중국 생산 거점이었다.
베이징현대 충칭공장을 인수한 위푸공업단지건설유한공사는 충칭시 소유의 ‘충칭량장신구개발투자그룹’이 최대주주인 기업이다. 충칭공장은 이 그룹의 다른 자회사인 ‘신에너지자동차산업개발’이 전기차 생산시설로 개조해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시는 2020년부터 6700만㎡ 규모 량장신구 위푸공업단지에 친환경차 산업단지를 조성해왔다. 베이징현대를 비롯해 상하이GM·창안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와 주요 부품사들이 입주하며 현재는 핵심 자동차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11월 이곳에서 생산한 친환경차 규모는 사상 처음 1000억 위안(약 18조4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충칭공장 매각이 마무리되면서 현대차의 중국 사업 재편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고전해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2021년부터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는 30만대 안팎으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저가 전기차 공세까지 거세졌다.
이에 현대차는 중국 사업을 재조정하기로 하고 2021년 베이징1공장을 매각했다. 또 충칭공장에 이어 창저우공장도 이르면 연내 정리할 방침이다. 창저우공장은 지난해 6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창저우공장 매각이 이뤄지면 현대차의 중국 생산 거점은 베이징2·3공장(연간 생산능력 총 75만대) 2곳만 남게 된다.
현대차는 외형을 줄이는 대신 기술력을 앞세워 고급화·고성능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산 효율화를 통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중국뿐 아니라 인근 신흥국에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내 판매 라인업을 기존 10여 종에서 8종으로 줄이고 고성능차 N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무파사 등 현지 전략형 모델도 지속해 내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