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외교장관 회담 후 푸틴 면담
러 외교장관 “한·미·일 협력 북 위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최 외무상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이날 저녁 양국 외무장관 회담 결과를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이른 새벽이 될 전망이다.
스푸트니크 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낮 12시부터 모스크바 외교부 리셉션하우스에서 양국 협력과 한반도 정세 등을 주제로 회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담은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스토치니 발사 기지에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들을 정리할 기회”라며 “관련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발사 기지에서 이뤄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는 대외에 밝혀지지 않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리는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의 전반적 상황에 대해 비밀 대화를 계속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국과 지역 동맹국들의 정책이 지역 안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조치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지원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히며 북·러 군사협력 확대를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도 양국 간의 “밀접하고 유익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동북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전제 조건 없이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늘 지지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최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놓고 몇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그때마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어떤 결과물도 도출하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최 외무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각종 산업 분야의 협력과 교류, 고위급 회담을 더욱 심화해 인민들의 복지 향상에 이바지하기로 합의했다”며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을 편리한 시기에 조국(북한)을 방문하도록 초청했다”고 말했다.
또 최 외무상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두 나라 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확고히 올려세우고 제국주의 연합세력의 군사적 위협에 공동으로 대항하기 위한 이정표를 마련한 중대 사변”이라고 평가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채널을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일정이 조만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 외무상은 라브로프 장관의 초청으로 지난 14일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15∼17일 사흘간 공식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연합뉴스는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회담 전 최 외무상을 미리 기다렸다가 러시아어로 “어서 오세요”라고 인사하며 최 외무상에게 노란 포장지로 꾸며진 장미 꽃다발을 건네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