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이례적으로 직접 만나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둔 ‘무기 거래’ 의혹이 나온 가운데, 북러 관계가 더욱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 외무상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이후 크렘린궁도 푸틴 대통령이 이날 낮 열린 북러 외무장관 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최 외무상에게 들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다만 회담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푸틴 대통령은 접견실로 들어오면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최 외무상에게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국영 로시야1 방송의 파벨 자루빈 기자는 텔레그램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온 최 외무상과 10초 이상 악수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 관련 영상을 자주 게시해온 그가 무음으로 영상을 공개한 것은 드문 일이다.
앞서 최 외무상은 이날 낮 12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면서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협의 이행 상황과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일정도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방문한다면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 된다.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의 만난 자리에서는 무기 거래 논의에 대한 언급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두고 서방에서는 북한으로부터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북한은 이와 같은 무기 거래 의혹을 꾸준히 부인해왔다.
로이터 통신은 푸틴 대통령과 최 위원장의 이날 만남이 ‘이례적’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북러 관계가 더욱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4일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 외무상은 15일부터 사흘간의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친 뒤 17일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그는 전날에는 무명전사의 묘와 자랴디예 공원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