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신형 ICBM 화성포-19형 시험발사 성공”
“전략무력 절대적 우세 영구화에 획기적 이정표”
김정은 “절대 불가역 패권적 지위 세계 앞에 보여줘”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시험발사했다고 1일 밝혔다. 북한은 화성-19형을 가리켜 “최종 완결판 ICBM”, “제1의 핵심 주력 수단”이라고 했다. 화성-19형 개발은 한·미의 군사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10월31일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의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같은 소식이 실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에서 시험발사를 직접 지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도 북한이 전날 오전 7시10분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략적 억제력 현대성과 신뢰성 과시”
통신은 화성-19형이 최대 정점고도 7687.5km까지 상승해 1001.2km를 날아갔다고 밝혔다. 정상 각도가 아닌 고각으로 발사한 것이다. 또 5156초(85.9분) 동안 비행해 동해 공해상 예정된 목표 수역에 탄착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그간 북한이 발사해온 미사일 가운데 가장 높은 고도와 긴 비행시간을 기록한 것이다. 그만큼 사거리 등 위력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는 1만50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통신은 이번 발사가 “전략시마사일 능력의 최신기록을 갱신했다”라며 “세계최강의 위력을 가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남김없이 과시했다”라고 밝혔다.
통신은 이번 화성-19형 시험발사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 통신은 “공화국 전략 무력의 절대적 우세를 영구화하는 데 획기적 이정표를 세우는 중대한 시험”이라고 했다. 또 화성-19형을 “새로운 초강력 공격수단, 최종 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 “공화국 핵전투 무력의 절대적 강세를 과시하는 새로운 실체”라고 지칭했다. 통신은 화성-19형이 화성-18형과 함께 국가의 안전을 수호하는 데 “제1의 핵심적 주력수단”으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서 확실한 성공을 이룩함으로써 동종의 핵투발 수단 개발과 제작에서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라며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화성-19형은 바퀴가 11축(22개)인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됐다. 기존 화성-18형은 9축 TEL을 이용했다. 화성-19형은 원통형 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밀어낸 뒤 엔진이 점화하는 ‘콜드런치’ 방식이 사용됐다. 또 화염이 양옆으로 넓게 퍼진 점에 비춰 화성-18형처럼 고체연료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화성-19형은 18형보다 탄두 부분이 뭉뚝해진 건 다탄두 탑재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도 있다. 북한은 화성-19형이 우주 공간에서 지구를 촬영한 사진도 공개해 위력을 과시했다.
김정은 “핵무력 강화 노선 절대 바꾸지 않을 것”
북한은 화성-19형 개발과 시험발사가 ‘핵기반 동맹’인 한·미의 위협에 대응해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지역정세를 격화시키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활동”이라며 “우리가 최근 목격하고 있는 적수들의 위험한 핵동맹 강화 책동과 각양각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활동들은 우리의 핵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 주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 어떤 위협이 국가의 안전 영향권에 접근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가의 안전상황과 가증되는 전망적인 위협과 도전들은 우리로 하여금 현대적인 전략 공격무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며, 핵대응태세를 더욱 완벽하게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핵무력 고도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적을 다스릴 수 있고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고수하는 평화만이 믿을 수 있고 안전하고 공고한 평화”라며 “여기에 우리 국가와 인민의 안녕과 미래에 대한 확실한 담보가 있다”고 했다. 통신도 기사 서두에서 한·미의 핵기반 동맹과 연합훈련, 발언 등을 언급하며 “분노와 보복 의지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시험발사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동행했다.
북한의 화성-19형 시험발사는 우선 미국을 겨냥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의 ‘핵기반 동맹’에 대응해 북·러 핵동맹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북한이 되돌이키기 어려운 핵무기의 고도화 수준을 미국에 각인시키는 행보로 보인다”라며 “북한의 이번 ICBM 발사 직전에 러시아도 ICBM 등의 발사 훈련을 실시한 점에 비춰, 북·러가 핵동맹에 기반해 향후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 파병이 가시화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가해지자 시선을 돌리고, 연말을 앞두고 신형 전략무기 개발을 주민들에게 성과로 알리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