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스텔스 전투기인 F-35A가 21일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으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이 21일 스텔스 전투기 F-35A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으로부터 공중급유를 받는 장면 사진 2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2019년 12월 전력화(무기체계를 일선부대에 배치하는 일)한 F-35A는 그동안 공중급유 훈련을 정기적으로 했지만 이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KC-330은 에어버스 여객기 A330-200을 토대로 제작한 공중급유기 겸 다목적 수송기다. 공군은 4대를 갖고 있는데, 공중급유뿐만 아니라 국제 평화유지 활동과 국외 재난 지원, 재외국민 구조활동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주로 다목적 수송기 모습만 공개됐다. 최근 대한민국 해외 긴급구호대(KDRT)와 의약품 등 긴급 구호물품 등을 싣고 강진이 일어난 튀르키예를 다녀오기도 했다.
공군이 지난 7일 밤 인천공항에서 튀르키예로 보내기 위한 구호물품을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에 싣고 있다. 공군 제공
공군은 왜 4년만에 F-35A 공중급유 사진을 공개했을까. 공군은 사진 2장만 공개하고 보도자료, 영상을 제공하지 않았다. 언론이 알아서 사진 공개 배경과 의미를 해석해 보도해달라는 뜻으로 읽힌다. 공군의 공중급유 사진 공개는 북한의 방사포 사격과 연관돼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일 600㎜급 초대형 방사포 2발 사격 소식을 전하며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해둘 정도의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전술핵 공격수단”이라며 “4발의 폭발 위력으로 적의 작전비행장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게 초토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한국 공군기지마다 초대형 방사포를 배치해 유사시 활주로, 항공기 격납고 등을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사정거리 안에는 한국 공군이 F-35A를 배치한 청주 공군기지와 군산 주한미군 공군기지가 있다.
공군은 F-35A 공중급유 사진 공개를 통해, 북한이 유사시 한국 공군기지를 무력화하더라도 F-35A가 공중급유를 통해 작전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과시한 셈이다. 공중급유기는 항공기의 작전반경을 크게 넓히고 공격적 군사전략을 뒷받침한다. 북한은 2015년 한국의 공중급유기 도입 결정 당시 전쟁범죄 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F-35A는 최대 속도 마하 1.6(음속 1.6배)에 전투행동반경이 1천㎞가 넘는다. 적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으로 개전 초기 적지에 은밀하게 침투해 핵심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한국형 3축 체계에서 킬 체인의 주요 무기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