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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로 번진 전쟁 불길…세계 곡물·석유 가격 다시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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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08 10:36 조회7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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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로 번진 전쟁 불길…세계 곡물·석유 가격 다시 들썩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우크라 농산물과 러 곡물·원유 수출항로 모두 악영향

 

우크라이나 드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흑해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해군기지에 정박한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를 공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드론이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흑해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해군기지에 정박한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를 공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세계 식량가격과 유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주요 격전지로 떠오른 ‘흑해’에는 우크라이나산 농산물과 러시아산 곡물·원유 수출항로는 물론 카자흐스탄산 원유가 유럽·아시아로 향하는 주요 뱃길이 있다. 흑해가 포화에 휩싸이면 결국 세계 곡물·에너지 물가가 고공행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오전(현지시간) 한때 미국 시카고 밀 선물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2.84% 급등한 부셸당 6.51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달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이후 7.7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진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의 곡물 수출항을 공격해 곡물 약 4만t이 소실된 데 이어 이번엔 러시아 수출항이 공격당하면서 다시 급등하고 있다. 

국제유가 또한 상승세를 타며 에너지 조달 불안을 키우고 있다. 지난 2일 배럴당 79.49달러까지 밀려났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2.82달러에 마감했다. 흑해 일대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자 석유 수급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 양상이 선명해지면서 세계 식량가격과 유가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에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마리우폴·헤르손·자포리자 등 동남부 전선이 주요 격전지였지만,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후 우크라이나는 흑해의 러시아군 기간시설에 공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육로를 통한 대반격을 시작한 이후 러시아의 방어에 막혀 진격 속도가 정체되자 흑해를 노려 러시아 본토로 전장을 옮기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4일 밤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보트가 러시아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 내 러시아 해군기지를 공격했고 러시아 군함에 큰 손상을 입혔다. 노보로시스크항이 한때 폐쇄되면서 유조선과 수출입 선박들의 출항도 금지됐다. 노보로시스크는 러시아산 곡물·석유 수출 허브로, 러시아 해상 무역의 15~20%가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문제는 러시아산 물품을 수입하지 않는 나라들도 타격을 받는다는 점이다. 카자흐스탄은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을 통해 노보로시스크항에서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는 셰브론, 엑손모빌 등 대형 석유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하루 250만배럴 규모 카자흐스탄 원유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 정유업체로 향하고 있다. CPC가 중단되면 세계 에너지 가격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흑해 일대에서 군사 충돌이 장기화할 경우 결국 석유와 곡물 등 주요 품목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정보 분석기업인 크플러의 수석 원유 분석가 빅토르 카토나는 블룸버그에 “어떤 물품이든 흑해를 가로질러 운송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졌다”면서 “노보로시스크에서 인도 서부 해안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이 최대 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전쟁이 확대되면서 우크라이나 우방국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방해하기 위해 흑해 서쪽에 있는 다뉴브 강변 항구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그중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레니는 루마니아 국경과 불과 200m 떨어져 있다. 지난 1일엔 벨라루스 군용 헬기가 영공을 침범했다며 폴란드가 국경에 추가 병력을 파견하기도 했다.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에 주둔하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진 상태다.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는 바그너 용병들이 불법 이주민으로 위장, 영토로 침입할 가능성을 우려해 병력 1000여명을 국경 인근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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