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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앙은행 “한국, 이란 자금 전액 동결 해제”…이스라엘 반발 등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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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14 10:40 조회8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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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앙은행 “한국, 이란 자금 전액 동결 해제”…이스라엘 반발 등 후폭풍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미국-이란 수감자 맞교환 합의 이틀만

원화 가치 하락…70억→60억달러로 줄어

유로화 환전 위해 제3국으로 자금 옮겨

이스라엘 “테러리스트 자금 제공” 맹비난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중앙은행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수도 테헤란에 있는 중앙은행 간판.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중앙은행이 한국 은행 계좌에 4년여간 묶여있던 자신들의 석유수출대금 차단이 모두 해제됐다고 12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0일 미국과 이란이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양국의 수감자를 맞교환하기로 합의한 지 이틀만이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향한 국제사회 발걸음이 바빠지는 모양새다.

이란 국영 IRNA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모하마드레자 파르진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성명을 통해 “한국에 동결돼 있던 이란 자금 70억달러(약 9조3240억원) 차단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이란 제재를 되살린 2019년 5월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꾸준히 하락해 약 10억달러(1조3320억원)가 줄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자금이 한국 화폐인 원으로 환전된 상태로 복수의 한국 은행에 예치돼 있었고, 이자는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교환 합의 이후 원화를 유로화로 바꾸기 위해 제3국으로 자금을 옮겼으며, 유로화로 전환된 자금 전액은 곧 카타르에 있는 이란 은행 6곳 계좌에 나눠 이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전 수수료는 제3국이 부담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파르진 총재는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있는 이란 자금도 곧 풀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란 정부와 중앙은행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획득한 자금을 미국과의 협의에 따라 식량과 의약품 등 비제재 물품 구매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은 서방의 불법 제재에 대응하려는 조처를 계속하겠다”라면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절대 포기하지 않은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불법으로 압류된 자금을 동결 해제하고 전 세계 이란인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외교부의 책무”라고도 했다.

앞서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미국과 이란의 수감자 맞교환과 이란 석유수출대금 동결 해제 배경을 설명하며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광범위하게 협력해왔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의 전격적인 이번 합의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종 목표로 삼는 이란 핵합의 복원의 출발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이란이 우라늄 농축 속도를 전반적으로 늦췄고, 이미 핵폭탄으로 사용할 수 있는 60% 이상 농축된 우라늄도 희석 작업을 통해 농도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2015년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 따라 202.8㎏ 저농축(3.67%) 우라늄만 보유할 수 있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60%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박차를 가해왔다. WSJ은 “이란 핵합의 협상 재개를 위한 준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란의 돌출 행동을 막고, 외교 성과를 거둬야 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강한 만큼 오는 12월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사이에 부는 훈풍을 경계하는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이스라엘 일간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국 정부의 이란 자금 동결 해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란의 핵 시설을 완전히 해체하지 못한 합의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흘러가는 자금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 연방 의회에서도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짐 리시 의원이 “부당하게 억류된 미국인의 귀국을 환영하지만, 동결된 이란 자금을 해제하는 것은 위험한 인질극을 더욱 부추기는 행위”라고 비난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반면 이란 인접국인 카타르와 오만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VOX)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카타르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재자일 뿐 아니라 한국에서 풀린 이란 자산을 관리하게 됐다”며 “카타르 국익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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