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순남 북한 국방상이 국제무대 연설에서 “미국이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완전 실패를 인정하고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 노선을 완전 철폐하기 전까지는 어떤 문제도 대화나 협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강 국방상은 이날 열린 11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서 모스크바 주재 북한대사관 국방무관이 대독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강 국방상은 “대북 적대시 정책에 따라 북한의 자주적 발전과 안보 이익을 노골적으로 침해해온 미국이 동북아 상황을 핵전쟁 발발 직전으로 몰고 가고 있다”며 “이제 문제는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언제 누가 어떻게 이를 일으키느냐다”라고 주장했다.
강 국방상은 대화와 협상에 선을 그으며 군사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물리력만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이는 우리의 변치 않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강 국방상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며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막는 유일하고 정확한 방법은 군사 억지력 확보에 있다는 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국방상 연설 내용은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열린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 연설한 내용과 유사하다. 당시 강 국방상은 “지금 이대로 군사적 대결을 기도하며 나간다면 우리 국가의 무력 행사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에 한해서는 방위권 범위를 초월하게 된다는 것을 엄중히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강 국방상은 회의에서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의지도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여러 차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만나면서 한반도의 군사 정치적 상황 및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에 대한 평가와 원칙을 전했다”며 “국방 안보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과 전술·전략적 교류를 더욱 발전시켜 가자는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전승절 70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방북한 쇼이구 국방장관과 잇따라 만나 군사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쇼이구 장관과 열병식을 지켜봤으며 쇼이구 장관에게 신형 핵·미사일 등 각종 무기들을 소개했다.
쇼이구 장관은 11차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에서 방북과 관련해 “군사협력 발전은 양국 국민의 핵심 이익에 부응하며 어느 누구에게 어떤 위협도 제기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복잡한 사회 및 국방 과제 해결에 인상적인 성공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무기 거래설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정치·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전날 광복절을 맞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축전을 주고받았다.
최 외무상은 축전에서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전술적 협동이 강화되고 있는 데 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전날 축전을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