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간 바그너그룹
‘교육단체’로 법인 등록
러시아의 맹방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리투아니아가 벨라루스 쪽 국경 검문소 6곳 중 2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최근 벨라루스군과 러시아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 그룹이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국경 인근에서 군사 훈련을 벌이며 이 일대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정부는 18일부터 벨라루스 국경 검문소 6곳 가운데 상업용 차량이 통행하지 않는 2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이번 결정이 “지정학적 상황 변화와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 밀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당국은 최근 몇주간 자국민들에게 벨라루스로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하면서 “벨라루스에 가면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경고 표지판을 국경 일대에 세웠다.
최근 벨라루스군은 국경 인근 군사 훈련을 통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을 자극해 왔다. 이들이 군사 훈련을 한 도시 흐로드나는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15㎞, 리투아니아 국경에서 30㎞ 남짓 떨어져 있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96㎞ 길이로 뻗어 있는 육로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수바우키 회랑과도 가깝다. 이런 군사적 압박에 더해 최근 벨라루스 국경에서 불법 월경 시도가 늘어나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주변국은 국경 경계를 강화해 왔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 2월 벨라루스에서 자국 언론인이 수감된 데 이어 자국 외교관이 추방되자 벨라루스 쪽 국경 검문소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폐쇄했다. 지난달 바그너 그룹이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기고 벨라루스 군용 헬기가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사건이 발생하자 국경 일대에 병력 1만여명을 추가 배치했다.
라트비아 정부도 지난 15일 벨라루스 국경에서 “24시간 동안 100번 가까운 불법 월경 시도가 있었다”며 국경에 지원군을 증파한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에 실패한 뒤 벨라루스로 거점을 옮긴 바그너 그룹은 지난 4일 벨라루스에서 ‘교육단체’로 공식 법인 등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너 그룹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벨라루스 군인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현재 벨라루스에 주둔 중인 바그너 용병은 4000~7000명 규모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