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우호’를 증진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의 장단에 맞춰 춤을 추는 인상이다. 이러한 ‘유화 제스처’의 실효성은 의심스럽다.”

중국 [글로벌타임스]가 28일자 사설에서 “일련의 외교 분쟁을 유발하며 중국에 대한 ‘강경함’을 시위하던 한국의 태도가 며칠 사이에 ‘한중 우호’를 강조하는 쪽으로 돌변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지난 25일 박진 외교부 장관의 [연합TV] 인터뷰를 돌변 사례로 들었다.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척지고 지낼 이유가 없고 그렇게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우호 증진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사회의 관점에서는 두 나라가 도중에 만나는 걸 환영하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솔직히 말해 많은 중국인들은 서울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전반적인 추세의 현실화인지 아니면 임시방편인지”라며, 한국의 ‘돌변’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에 나타났음을 지적했다.

이 신문은 “외교 문제에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유지할 수 없는 정부는 한중관계를 ‘딜레마’에서 벗어나게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현재 워싱턴이 완화하길 원할 때 서울이 즉시 ‘따뜻한 바람’으로 반응한다. 그러나, 향후 워싱턴이 상황을 조이길 바랄 때 서울이 즉시 ‘폭설’로 따라가지 않을까?”

나아가 “핵심 문제는 태도 만이 아니”라며 “한국은 사드(THAAD)와 반도체(chips) 같은 문제에서 미국과 협력해 중국의 이익을 훼손해왔다”면서 “이같은 실제 행동의 결과는 약간의 ‘따뜻한 바람’으로 풀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어떤 이유로든 관계 개선 의지를 갖는 게 거친 말을 주고 받는 것보다는 낫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행동에 달려 있다”면서 “예를 들어 대만 문제에서 한국이 원래 위치인 ‘외부자’로 돌아갈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중국과 디커플링하고 봉쇄하려는 워싱턴의 전략에서 한국은 소통자인가 아니면 공범인가? 안보 문제에서 공동 평화를 유지하길 원하는가 아니면 ‘아태판 나토’를 위한 길을 닦으려는가”면서 “이들이 윤 정부가 정말로 중한관계 개선 또는 안정화를 바라는지 가늠할 중요한 잣대”라고 주장했다.     
    
한편, 7월 중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북한 최선희 외무상이 참석해 일본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희망하고 있으나 중국이 아직 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한국 외교장관이 아세안 무대에서 북·중으로부터 ‘패싱’되는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