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워싱턴 선언’ 합의 석 달 만에 이행
이종섭 장관 “미 확장억제 행동으로 보여준 것”
미국 오하이오급(1만8750t급)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18일 오후 부산 작전 기지에 입항했다.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 합의에 따른 것이다. SSBN의 국내 기항은 1981년 이후 42년 만이다.
SSBN 기항 사실은 이날 오후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1차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다. 캠벨 조정관은 “저희(미국)의 분명한 의지와 공약을 가시적으로 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는 “미국은 향후 예정된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을 통해 증명되듯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을 한층 증진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약 석 달 만에 정상 간 합의가 이행된 것이다. 지난달 핵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건함’이 부산항에 입항했지만 핵탄두가 아닌 재래식 탄두가 달린 토마호크 미사일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SSBN과 차이가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켄터키함은 오하이오급 12번째 SSBN으로 트라이던트-Ⅱ 탄도유도탄 약 20기를 적재할 수 있다. 트라이던트-Ⅱ 탄도유도탄의 사정거리는 1만2000여㎞에 달한다. 켄터키함의 선체 길이는 약 170m로 세계에서 가장 큰 SSBN 중 하나다.
SSBN은 잠수함 특성상 적군이 탐지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강력한 군사 무기로 꼽힌다. 부산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사후 공개함으로써 한·미가 대북 억제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번 미국 SSBN의 한반도 전개는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확장억제가 확고히 이행될 것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북한에는 동맹의 압도적인 능력과 태세를,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는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