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정상회담의 진짜 의의는?…“북러 무기 거래설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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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9-15 10:22 조회1,002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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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정상회담의 진짜 의의는?…“북러 무기 거래설은 거짓”
기사입력시간 : 2023/09/14 [15:14:00]
박명훈 기자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가 14일 페이스북에 「우리는 지금 또 속고 있는지도 모른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최근 북러정상회담에 관해 한국 언론이 북러 간 무기 거래를 강조하는 미국 발 보도에 말려들어 제대로 된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 교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구소련제 포탄 수백만 발 지원”과 그에 따른 위험성을 언급하며 “북러정상회담 김빼기”를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 언론과 정보 기관 역시 이런 미국의 논리를 비판 없이 “개구리합창 하듯” 받아들였다고 일갈했다.
북러정상회담 전후로 미국에서 나온 북러 무기 거래설은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는 게 이 교수의 진단이다. 그 근거로 이 교수는 러시아 단독으로 서방 전체 생산량보다 7배가 넘는 포탄을 생산하고 있는데, 굳이 러시아가 북한에 포탄 지원을 요구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번 북러정상회담의 ‘진짜 의의’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러시아 언론의 평가를 근거로 “북러정상회담은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실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번 북러정상회담은 군사기술적인 영역을 훨씬 뛰어 넘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을 북한이 ‘지정학적 대전환’ 즉 신세계 질서에 본격 탑승한 것으로 평가한다. 유라시아 대륙판에 올라 탄 것”이라며 “이 분야는 그 어떤 제재도 상정하지 못한 훨씬 더 크고 넓은 데까지 전개될지 모른다”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정상회담에서는 러시아 측의 중요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 제니스 만트포프 부총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 등 중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런 점을 봐도 북러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군사 협력을 넘어 폭넓은 현안을 논의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떠나기 전 북러정상회담의 결과와 전망을 간략하게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계획이 방대하기 때문에, 지금 그 결과를 요약하기에는 시기상조다. 하지만 시작은 좋고 매우 생산적이다. 지역 현안과 양자관계에 대한 진솔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이에 관해 푸틴 대통령은 북·중·러 국경이 맞닿은 삼각 지대에서 철도, 자동차 생산 공장, 중국과 연결되는 고속도로 건설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북러가) 서로 동등한 지반에서 공동 작업할 기회가 있다. 전망은 나쁘지 않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러 간 군사 협력에 관해서 “몇 가지 제약이 있다”라면서 “우리가 대화하고 토론하고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의 주장처럼 북러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군사 협력은 여러 현안의 일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 교수는 미국이 북러에 가하는 제재의 범위만큼은 “우주적 규모”지만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으로 사실상 ‘먹통’이 된 상황이므로, 각국에서 유엔을 대체할 국제기구를 만들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