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러 대사 “한·미·일의 행위는 유엔 안보리의 요구에 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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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5-05-09 11:41 조회12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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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엔 러 대사 “한·미·일의 행위는 유엔 안보리의 요구에 반해”
기사입력시간 : 2025/05/09 [11:33:00]
이인선 기자
![]() ▲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 주유엔 러시아 대표부 |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북한 비확산 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분석했다.
네벤쟈 대사는 “오늘, 유엔 안보리는 서방 국가들이 주도한 한반도 상황에 대한 또 다른 논의를 하기 위해 모여 있다. 이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한반도 안정화에서 더 가까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전 요청과 비교했을 때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이전에는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조치를 취할 때마다 회의를 소집했지만, 오늘 의제에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위원회의 업무 종료 1주년 문제가 포함되었다. 전문가위원회는 서방 언론으로부터 편향된 정보를 수집하고 (디올 등) 명품 판매장에서 고가의 핸드백을 수색하면서 스스로 신뢰를 완전히 잃게 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순전히 산하 위원회의 업무 조직 측면에 관한 것이지, 평화와 안보의 유지와 관련된 주제는 전혀 아니다”라며 “한반도 긴장 고조의 진짜 근본 원인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해 유엔 안보리의 자원을 명백히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벤쟈 대사는 “가장 큰 문제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나토 회원국들의 군사적 존재감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반도 정세 안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2월 24일, 약 2천 명의 군인과 핵잠수함을 포함한 150여 개의 무기를 동원한 3주간의 대규모 한미연합 제병협동 실사격훈련이 마무리되었다. 일부 훈련은 비무장지대 경계에서 2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이루어졌는데, 북한은 이를 무력 도발로 간주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또 “최근 몇 달간 이 지역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확대하려는 워싱턴의 야심은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핵무장이 가능한 F-35A 라이트닝 II 전투기 20대를 한국의 군산 공군기지에 영구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언급했다.
네벤쟈 대사는 “이와 관련된 나라는 미국, 일본, 한국으로, 이 국가들은 세계에서 국방 예산 규모가 가장 큰 상위 10개국에 포함된다. 그리고 가장 현대적이고 파괴적인 군사 장비를 전면 배치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처럼 철저히 무장하고 정밀하게 조율된 동맹은 하나의 독립적인 주권국가를 말 그대로 코너로 몰아넣고 있으며, 해당 국가는 자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을 적대하는 진영은 자신들의 행위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 아니라고 얼마든지 말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몰염치한 발언은 한반도 문제를 오로지 대화와 외교로 해결해야 한다는 유엔 안보리의 요구와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벤쟈 대사는 “11개국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위원회를 대체한다면서 소위 ‘다국적 대북 제재 감시팀’을 설립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조직이 유엔 안보리를 우회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합법적인 국제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이 조직에서 만들어진 산출물 또한 어떠한 공신력도 가질 수 없으며, 우리는 거기에 왜곡과 허위 정보가 가득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모든 관련 당사국의 정당한 안보 이익을 반영하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제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작년 4월에는 전문가위원회의 임기를 연장하는 내용의 러시아 결의안이 안보리에 제출되었으나, 지금 와서 서방 국가들은 이 결의안에 대해 ‘악어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거부 의사를 표명했고, 사실상 제재 전문가들의 임무를 직접 종료시켰다. 이미 일은 저질러졌고, 그들은 스스로를 비난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네벤쟈 대사는 “러시아의 북한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는 거듭해서 입장을 밝혀왔다. 북한은 우리의 가까운 이웃이자 파트너이며,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라며 “이것은 우리의 주권적 권리다. 러시아와 북한의 상호 작용은 국제법을 준수하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해당 지역 국가나 국제 사회에 어떠한 위협도 가하지 않는다. 러시아는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을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 부대는 러시아 영토 해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양국은 2024년 6월 19일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제4조에 따라 당사국 중 한 곳에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등 국제법을 완전히 준수하여 행동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형제들에게 매우 감사하며, 그들의 업적과 용기는 영원히 우리 국민의 기억 속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네벤쟈 대사는 “유엔 안보리는 위험한 교착 상태를 깨고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접근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서는 여전히 냉전 패러다임에 갇힌 서방 정부들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서방이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세계관에 집착하지 않을수록, 유엔 안보리는 그만큼 빠르게 지역 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