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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외체류 공민 귀국 승인”…사실상 ‘국경 봉쇄’ 해제 (202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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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27 14:54 조회9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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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코로나 방역 완화...해외체류 주민 귀국 승인


  •  이승현 기자
  •  
  •  승인 2023.08.27 11:07
 

단둥 600여명 귀국 대기 중...7월 말부터 귀국 접수절차

지난해 1월 압록강을 연결하는 중조우의교를 통해 중국 단둥을 출발한 화물열차가 북한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월 압록강을 연결하는 중조우의교를 통해 중국 단둥을 출발한 화물열차가 북한 신의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코로나 방역조치를 완화해 해외체류 주민들의 귀국을 승인했다. 사실상 3년 7개월에 걸친 국경봉쇄가 풀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26일 해외 체류주민들의 귀국 승인과 이들에 대한 1주일 격리조치를 골자로 한 통보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세계적인 악성전염병전파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였다.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해당 격리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감시를 받게 된다."는 내용의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 전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1월말 코로나 발생으로 국경이 봉쇄되어 최소 3년 7개월간 현지에서 발목이 묶여 있던 중국과 러시아 체류 노동자 등의 귀국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 7개월간 필수물자를 수송하는 화물운송은 간간이 진행되었고 북한 주재 외국인들의 출국은 이루어졌으나 내외부 인원 왕래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앞서 [통일뉴스]는 지난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20일께 북측이 코로나 방역해제 선언을 하고 노동자들의 귀국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중국 단둥에는 귀국을 기다리는 600여명의 노동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곧 이동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 귀국의 이동 교통편은 주로 버스와 기차가 사용되고, 이동 경로는 중국 단둥-북 신의주외에 장백-혜산, 훈춘-라선 등이 두루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은 지난 7월 27일부터 중국내 장기 체류중인 노동자들의 귀국을 위한 접수절차를 진행하면서 교통편 등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주일의 격리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방역조치 완화 흐름에 비추어 점차 완화 내지 해제될 것으로 보이며, 북측이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해외 관광객 유치는 그 이후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파견 3만여명, 러시아 방면 2만명을 비롯해 해외에 나가있던 약 5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북측 노동자들이 귀국하게 되면 대체 신규 인력 파견이 어떤 방식과 규모로 이루어질 지도 관심거리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말부터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당과 국가의 긴급조치에 따라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사실상 국경봉쇄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10일 코로나 종식선언을 했으나 방역제도의 등급을 낮추고 일부 제한조치들의 효력도 그대로 두었으며, 국경봉쇄도 유지해왔다.

 

북한 “해외체류 공민 귀국 승인”…사실상 ‘국경 봉쇄’ 해제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공식매체들,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 발표

최근 북·중, 북·러 항공편 재개 상황과 연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제상황 고려한듯

북한 지도부 위기감···전면개방 시간 걸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종식을 선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종식을 선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7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였다”고 밝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7개월여 유지하던 국경 봉쇄를 사실상 해제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북한 공식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세계적인 악성 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였다”며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해당 격리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게 된다”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를 보도했다.

북한의 귀국 승인 조치는 최근 중국, 러시아와의 항공 운항 재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가 지난 22일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하며 북·중 간 항공기 운항이 3년7개월만에 재개됐다. 고려항공 여객기는 지난 24일, 26일에도 평양과 베이징을 오갔다. 북·러 하늘길도 지난 25일 고려항공 여객기가 평양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하며 3년6개월만에 다시 열렸다.

북·중, 북·러 항공편 재개는 이날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통보 내용처럼 주민들을 북한으로 귀환시키려는 조치로 보인다. 고려항공 여객기는 승객을 태우지 않은 채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으며 북한 주민들 수백여명을 태우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북한이 국경 봉쇄를 본격적으로 해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 직후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과 북한 주민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외부인 입국을 허하는 것은 사실상 국경 봉쇄 완화의 마지막 조치로 여겨졌다.

앞서 올해 3월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왕야쥔 신임 주북한 중국대사가 북한에 들어가고, 지난달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을 맞아 중국·러시아 대표단이 방북하며 이러한 조짐이 감지돼왔다. 카자흐스탄 세계태권도대회에 참석할 북한 선수단 수십명을 태운 차량이 지난 16일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이동하는 차량 움직임도 포착됐다.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지난 22일 3년7개월 만에 평양~베이징 노선 운항을 재개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북한인들이 평양행 노선에 탑승하기 위해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지난 22일 3년7개월 만에 평양~베이징 노선 운항을 재개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 체크인 카운터에서 북한인들이 평양행 노선에 탑승하기 위해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내부적으로도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모습이다. 지난달부터 공식매체에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등장하는 등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귀국 승인’ 통보를 보도한 것도 코로나19 대응 체계에서 일상 회복으로 정상화됐음을 내부에 공식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이 현시점에서 이러한 조치를 결정한 것은 다음 달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최를 염두에 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전후로 외교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행보에 맞춘 조치”라고 평가했다. 2020년 국경봉쇄 조치로 북한을 떠났던 해외 외교관들도 북한 대사관으로 본격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해외에 머물던 북한 외교관과 노동자, 유학생 등이 대거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구금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추정되는 2000여명 가량의 북한이탈주민(탈북민)들이 북한으로 송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중 교역이 봉쇄 이전 수준으로 전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대외교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대중 교역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85%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평가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과업 달성을 위해 입·출국 통제 해소가 시급했을 것”이라며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국경 밀무역과 장마당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경 개방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과 체제 이완 등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위기의식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당장 전면 개방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 대사는 지난 23일 러시아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북한 지도부는 새로운 감염병이 자국 내로 침투할 위험에 대해 아주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의 국경 개방이 단계적으로 아주 조심스럽고 철저히 선택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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