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삼중수소 기준치 이하”
일본 정부, 중국 수산물 금수 염두
원전 인근 해역 방사능 농도 공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가 25일 이틀째 이어졌다. 도쿄전력은 이날 첫날의 두 배가량인 460t의 오염수를 방류했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현재까지 방류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방류는 하루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내년 3월까지 총 3만1200t의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현재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의 2.3%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방류해야 폐로 작업에 필요한 탱크를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금도 원자로의 핵연료봉이 녹아 건물 잔해물과 함께 굳어진 찌꺼기(데브리)에 빗물과 지하수 등이 스며들면서 매일 최소 90t가량의 오염수가 새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NHK는 “올해 계획된 방류량이 탱크 약 30개에 해당하는데, 같은 기간 탱크 약 20개 분량의 오염수가 새로 발생할 전망이기 때문에 실제로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은 탱크 10개분인 1만1200t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결국 실제 줄어드는 양은 현재 원전 설비에 고여 있는 총 오염수 134만t의 0.84%에 불과하다.
한편 도쿄전력은 이날 오염수 방류 이후 처음으로 원전 주변 해역 10개 지점에서 채취한 해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모두 ℓ당 10베크렐(㏃)을 밑돌아 정상 범위 이내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전으로부터 3㎞ 이내 지점에서 ℓ당 700㏃, 이보다 먼 지점에서 ℓ당 30㏃을 각각 초과하는 삼중수소 수치가 확인되면 방류가 중단된다.
일본 환경성도 이날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처음으로 원전 주변 바닷물의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표본 채취 작업을 시작했다. 환경성의 첫 조사 결과는 오는 27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가 방류 하루 만에 후쿠시마 원전 인근 해역 방사능 농도를 공표하게 된 것은 중국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중국이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관계자들 사이에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며 풍평(소문) 피해 확대를 막고 중국과 홍콩을 설득하려면 원전 주변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 데이터가 중요해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오염수 관련 일일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이상 상황은 없다”고 밝혔다. 또 한국 전문가가 이번 주말 중 일본으로 출발해 방류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박 차장은 ‘정부가 일본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정부 입장은 ‘오염수 해양 방류 찬성’은 아니며, ‘국제적인 기준이나 과학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방류는 반대’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대해 “과학·기술적 문제는 없다”며 찬성하는 행보를 보여왔음에도 계속해서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