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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주무대 된 흑해…곡물·원유 수출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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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8-10 12:59 조회1,0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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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주무대 된 흑해…곡물·원유 수출 차질 우려

출처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103616.html



등록 :2023-08-09 13:14수정 :2023-08-09 13:28

우크라, 해상 드론 반격 이어 전쟁 위험 지역 선포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 항구인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노보로시스크/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 항구인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노보로시스크/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여름철 대반격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충돌 중심지가 흑해 바다로 옮겨가고 있다. 이 때문에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차질에 이어 러시아의 곡물과 원유 수출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3일과 4일(현지시각) 드론을 동원해 흑해에서 러시아의 군함과 유조선을 공격한 데 이어 흑해 연안의 러시아 항구를 ‘전쟁 위험 지역’으로 선언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노보로시스크와 타만 등 러시아의 흑해 연안 주요 항구에 대해 오는 23일부터 무기한 전쟁 위험 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8일 보도했다.

 

올레그 우스텐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제 보좌관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인들이 흑해를 통해 이동시키는 모든 것이 우리의 정당한 군사적 표적”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이런 대응은 지난달 17일 러시아가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을 중단시킨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이야기는 러시아가 우리의 선박과 항구들을 위협하면서 ‘곡물 (수출) 통로’를 봉쇄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재 흑해는 러시아 군함들이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항구들을 공격하고 우크라이나군은 해상 드론 공격으로 맞서는 와중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정찰기들이 공해를 비행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흑해는 이제 분쟁 지역이며, 나토로서는 (나토 회원국들과 인접한) 우크라이나 서부와 같은 의미를 띠는 전쟁 지역”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정보 분석 기관 ‘에스앤드피(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지난 주말 이후 흑해가 국제 수송 측면에서 훨씬 더 위험해진 것으로 느껴진다”며 “많은 선박은 아예 흑해 접근을 피하고 있으며 이 지역 운항 선박에 대한 보험 제공도 거의 끊겼다”고 전했다. 이 기관은 보험을 제공하는 보험사들도 보험료를 계속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의 흑해 항구에서 선적되는 화물의 보험료는 불가리아나 루마니아 항구에서 처리하는 화물보다 하루에 1만달러씩 더 높은 상태라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흑해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거대 곡물 기업들의 러시아산 곡물 취급도 계속 줄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기업들을 통해 나오는 물량이 거의 없고 대부분은 러시아 거래상들이 취급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거래상들은 국적 등이 불분명한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주로 의존해 곡물을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두아르드 제르닌 러시아 곡물수출업자연합 회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른바 ‘숨겨진 제재’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라 곡물 운송비와 보험료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런 비용 상승은 밀 등 주요 곡물의 국제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같은 곡물의 주요 수출국이며, 러시아 전체 곡물 수출의 약 70%는 흑해 연안 항구들에서 처리된다. 이 때문에 흑해의 긴장 고조가 국제 곡물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은 지난해 2월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이후 폭등했다가 그해 7월말 두 나라가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맺은 이후 빠르게 안정된 바 있다.

 

지난 3일 러시아 군함이 공격을 당한 노보로시스크 항구는 러시아 전체 원유 수출량의 3분의 1 정도를 처리하는 항구여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차질 우려도 부르고 있다. 상품 시장 분석 기관 크플러에 따르면, 이 항구는 지난달 수출용 원유 5900만 배럴을 처리했다. 카자흐스탄이 수출하는 원유도 송유관을 통해 하루에 130만 배럴씩 이 항구에 도착해 유조선에 옮겨진 뒤 수출된다. 크플러의 분석관 알렉시스 엘렌더는 “운송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상선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에도 일부 해운사들은 러시아 화물 수송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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