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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브릭스 못 간 푸틴, 올해는 22개국 국가 원수 러시아로 불러 ‘세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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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10-23 10:05 조회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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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브릭스 못 간 푸틴, 올해는 22개국 국가 원수 러시아로 불러 ‘세 과시’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ICC 체포영장 발부로 작년엔 남아공 못 가

올해는 안방으로 불러들여 서방 제재 무력화 강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계기로 ‘새 판 짜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22개국의 국가 원수를 자국으로 불러 모은 그는 우군을 과시하고 서방의 제재가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카잔에서 개막하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외교 행보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극명한 차이가 난다. 푸틴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발부된 체포영장 때문에 지난해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화상으로 참여해야 했다. 당시 미국은 푸틴 대통령을 “체포가 두려워 자국을 떠날 수 없는 국제 망명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바뀌었다. 24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36개국과 6개 국제기구가 참가하며, 참가국 중 22개국은 국가 원수가 직접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거의 모든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카잔을 방문한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주최한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에 초청받았지만 가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러시아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외교 행사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국가 원수들을 ‘안방’으로 불러 악수하고 사진 찍는 것만으로도 “고립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

컨설팅업체인 매크로 어드바이저리의 크리스 위퍼 최고경영자는 이번 정상회의와 관련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2006년 신흥 경제대국인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이 모여 출발한 연합체인 브릭스는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최근 1년여 동안 이집트·에티오피아·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가 합류해 몸집을 키웠다. 브릭스 회원국 인구는 약 35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45%를 차지하며, 경제 규모는 약 28조달러로 전 세계 경제의 28%에 달한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정상회의를 등에 업고, 반서방 연대라는 그림을 과시하는 한편, 러시아인들에게는 국제 사회에서 자국이 고립돼있지 않음을 보여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알렉산더 가부에프 소장은 뉴욕타임스에 “이번 정상회의로 푸틴이 반격에 나선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구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 것’이라고 하는데 브릭스야말로 새로운 세계 질서의 가장 강력하고 대표적인 구조”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서방 주도 금융 시스템에서 탈피한 새로운 글로벌 결제 시스템 도입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다만 회원국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연결돼있어 하나의 목소리는 내는 데 걸림돌이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브릭스를 이끄는 중국과 인도는 오랜 국경 갈등을 겪고 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브릭스 개막을 하루 앞둔 21일 중국과 국경 지역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브릭스에서 모디 총리와 시 주석 간 양자 회담이 성사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뿌리 깊은 국경 갈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중동의 대표적 앙숙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나일강 물 분쟁을 겪고 있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국익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와 중국은 브릭스를 반서방 연대로 내세우고 싶어하지만, 인도와 브라질은 기존 글로벌 질서를 전복시키지 않고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미세 조정을 하길 바란다”며 회원국 간 입장 차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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