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에서 지난 23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파기 영향으로 곡물가가 최대 15% 상승할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피에르 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기자들과 만나 “흑해곡물협정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충분한 곡물 공급을 보장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협정이 중단되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곡물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아직 평가 중”이라면서 “10~15% 상승 범위가 합리적인 추정”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지난주 러시아의 곡물협정 탈퇴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흑해를 통한 곡물과 비료 수출이 가능하도록 한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해상으로 33MT(메트릭톤)의 곡물을 수출해 세계 식량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4번째 기한 연장을 앞둔 지난 17일 일방적으로 협정을 파기하고, 흑해 연안 우크라이나 항구 도시 오데사를 연일 공격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흑해로 수출되던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연대 회랑’을 통해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대 회랑은 흑해 대신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EU 회원국의 육로를 거쳐 발트해 항구를 통해 옮길 수 있도록 한 우회로다. EU에 따르면 흑해곡물협정 파기 직전까지 우크라이나 곡물의 60%가 연대 회랑을 통해 수출됐고, 나머지 40%가 흑해로 이송됐다.

한편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가 점점 더 흑해 상선을 겨냥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동맹들과 함께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러시아의 오데사 공격으로 인한 피해에 경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