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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제공은 명백한 ‘헤이그법’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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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7-11 10:27 조회1,0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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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제공은 명백한 ‘헤이그법’ 위반

  •  이장희
  •  
  •  승인 2023.07.11 09:45
 

[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미국이 7월 7일 집속탄(Culster Munitions) 155mm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것이라고 결정하자, 영국과 캐나다, 스폐인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들이 미국의 결정에 반대와 큰 우려를 표했다.

우크라이나가 오래전부터 러시아의 집속탄 사용 의혹에 직면하자, 그 맞대응을 위해서 서방측에 집속탄 지원을 계속 요청하여왔다. 또 금년 3월 21일 미국의회의 외교, 국방 분야 공화당 중진의원 4명은 미국 백악관에 서한을 보내 우크라이나의 집속탄 요구를 수용하라고 요구해왔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전을 마지막으로 집속탄의 작전용 사용을 중단했으며, 2015년부터는 수출도 하지 않고 있다.

본고는 집속탄의 실체가 무엇이며, 집속탄 지원이 왜 국제인도법의 헤이그 법 위반인지를 규명하려고 한다.

첫쨰, 집속탄(일명 확산탄)이란 보통 강철비로 알려진 것인데, 민간인살상률이 가장 높은 국제인도법상 비인도적인 무기, 불법무기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집속탄은 한 개의 대형폭탄(母爆彈)에 포도송이처럼 수백 개의 자폭탄(子爆彈)을 분리⸱폭발시켜 축구장 2-3개의 넓이 안에 있는 인명과 차량 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집속탄은 폭발해도 한 번에 모두 폭발하지 않고 불발탄이 40%로 남아 전투가 끝난 뒤에도 대인지뢰처럼 민간인에게 부상을 입히거나 생명을 앗아간다. 항공기에서 투하하거나 야포로 발사되는 집속탄은 공중에 8cm 크기의 자탄(子彈) 수백 개를 확산시켜 타격 범위가 넓은 것이 특징이다.

둘째, 집속탄은 2010년 8월 1일 발효한 집속탄금지협약(The Convention on Culster Munitions: 이하 CCM)에 의해서 사용,개발,생산,비축,보유,양도를 금지하고 있다. CCM에 가입하면, 체약국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집속탄의 사용,개발,생산,비축,보유,양도를 금해야 하고, 10년 내에 집속탄 오염지역을 정화할 것과 8년 이내에 집속탄 비축분을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CCM은 국제협력과 피해자 및 피해지역 지원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19년 4월 26일 현재 120개국이 가입한 CCM은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 이후로는 군축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협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중국, 러시아, 한국, 북한, 인도, 브라질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일본과 영국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입하였다.

셋째, 집속탄은 국제인도법의 헤이그법 및 제네바법 중에서 특히 ‘헤이그법’ 위반이다. 국제인도법상 헤이그법이란 적대행위의 수단 및 방법 선택에 대한 규제를 통해 교전자의 권리 및 의무를 규정하여 인도주의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1907년 육전에 관한 관습법이 대표적이다. 반면 제네바법은 전쟁 및 기타 무력충돌자의 희생자 보호를 통한 인도주의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1949년 제네바 4개 인도법 협약이 대표적이다.

넷째, 이번 미국의 집속탄 지원은 대표적 헤이그법인 ‘육전의 법 및 관습에 관한 협약(1907)’, 동 부속문서 ‘육전법 및 관습에 관한 규칙(1907)’ 제22조에서 “교전자가 해적수단을 선택하는 권리는 무제한이 아니다.”라는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

또 같은 헤이그법에 속하는 ‘제네바 제1추가의정서(1977)’ 제35조 1항,2항,3항을 아래와 같이 모두 명백히 위반하였다. 제35조 1항은 “어떤 무력충돌에서도 전투수단 및 방법을 선택할 충돌당사국의 권리는 무제한 한 것이 아니다.” 제35조 2항은 “과도한 상해 및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할 성질의 무기, 투사물,물자, 전투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제35조 3항은 “자연환경에 광범위하고 장기간 심대한 손해를 야기할 의도를 가지거나 또는 그러한 것으로 예상되는 전투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된다.”

집속탄 사용은 무력충돌당사자에게 무력충돌시 전투수단 선택의 무제한의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헤이그법을 위반하고 있다. 국제인도법 이행을 가장 앞장서 강조하고 있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수 차례 체약국들에게 전투수단의 국제인도법적 엄격한 규제를 요청하고 있다.

이처럼 집속탄은 민간인 피해가 극심해 비인도적무기로 분류돼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집속탄 지원은 미국이 비록 CCM 체약국은 아니지만, 국제인도법상 헤이그법상 ‘육전의 법 및 관습에 관한 협약(1907)’, 동 부속문서 ‘육전법 및 관습에 관한 규칙’ 제22조 및 1977년 ‘제네바 제1 추가의정서’ 제35조 위반이다.

아무리 전시라도 무력충돌 당사자에게 적대행위수단에 대한 선택이 무제한 자유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집속탄 우크라이나 제공은 명백한 헤이그법 위반이자 국제인도법의 핵심실천 원칙인 교전자와 민간인을 구별해야하는 “구별의 원칙” 및 침해행위와 방어행위의 비례성을 강조하는 “비례의 원칙”을 침해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

현재 집속탄을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34개국이다.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에사 유일한 집속탄 수출국이다. 한국은 그리스와 함께 미국이 생산하는 집속탄을 종류별로 모두 수입하는 집속탄 수입국이기도 하다.

남북한이 9.19평양공동선언에서 합의한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축협상의 단초를 연다는 의미에서 집속탄 동시가입을 북한에 제시해 봄직도 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역시 CCM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군은 집속탄을 사용해 러시아군의 침공을 방어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미가입국이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여기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이번 미국의 우크라이나 집속탄 제공 결정은 국제인도법위반 위반 외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에서 전쟁법 위반을 공격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의 위선과 도덕성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재고되어야 한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 ‘남북평화기원 강명구 유라시아 평화마라토너와 함께하는 사람들’(평마사) 상임공동대표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원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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