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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교수 "한반도 2중 전쟁위기, 해답은 중립 선언" (2023.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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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6-22 11:36 조회1,0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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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봉 교수 "한반도 2중 전쟁위기, 해답은 중립 선언"

윤성효입력 2023. 6. 16. 09:42
15일 저녁 창원서 '한반도 전쟁위기와 윤석열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 강연

[윤성효 기자]

▲  이재봉 원광대학교 명예교수(정치외교학)는 15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와 윤석열 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더 이상 새우가 아니다. 경제력은 세계 10등이고 군사력, 기술력, 문화는 최고 수준이다. 어떻게 새우냐. 밍크고래는 아니고 돌고래 정도는 된다. 이런 국력을 가지고도 미국에 종속해서 살아야 하느냐. 미국에 종속돼 있으니까 전쟁에 휘말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처럼 전쟁을 좋아하지 않는 나라가 없다. 미국 독립 247년 동안 전쟁에 휘말리지 않았던 때가 20년 정도다. 전쟁을 통해 나라를 세우고 영토를 확장하고 세계 패권을 쥐고 있다. 우리가 미국과 동맹을 하니까 베트남, 이라크에 갔다. 전쟁에 휘말리지 않는 방법은 중립을 지키는 것이다."

이재봉 원광대학교 명예교수(평화학)가 15일 저녁 경남 창원노동회관 강당에서 '한반도 전쟁위기와 윤석열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강조한 말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가 6·15공동선언 23주년 기념으로 연 행사였다.

이 교수는 "중립은 가운데 선다는 말이다. 거리상 중립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군사적으로 가운데 선다는 의미다.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평상시에는 다른 나라와 군사동맹을 맺지 않으며, 다른 나라와 군대 연합훈련도 하지 않고 군사기지를 빌려주지도 않는 것이다"라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은 끊임없이 전쟁 가능성이 있는데, 거기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중립을 선택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전협정 70년, 세계 전쟁사에 이런 전쟁은 없다"

이날 6·15남북공동선언의 의미부터 풀이한 이 교수는 "화해협력-국가연합-완전통일인 남한 통일방안 3단계 중 국가연합과 북한 통일방안 2단계 중 낮은단계에서 서로 공통점을 찾아 지금 당장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하자는 것이었다"며 "국가연합은 현재 30개국인 유럽연합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6·15선언의 방향에 대해서는 "자본주의·개인·자유와 인민민주주의·사회·집단의 장점을 찾아 조화를 이루고, 현재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 체제를 하자는 것"이라며 "복지가 잘 되는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처럼 되는 것이다. 남한은 사회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왼쪽으로, 북한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이면서 오른쪽으로 서로 더 가는 것"이라고 봤다.

올해가 정전협정 70년임을 언급한 이 교수는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 전쟁사에서 이런 전쟁은 없다. 1950년부터 시작해서 1년간 치열하게 싸우다가 2년간 휴전하고 1953년부터 정전협정을 맺었다. 전쟁을 쉬거나 멈추고 있는 상태에서 종전을 하지 않았다"며 "3분간 공부하거나 일하다 70분 동안 쉬거나 놀고 있는 상태다. 이는 잘못이다"라고 지적했다.

한미연합훈련을 거론한 그는 "올해 남한, 북한, 미국 사이에 엄청난 위기가 닥치고 있다"며 "지난 2월부터 6월 사이 휴전선에 가장 가까운 포천에서 사상 최대 연합훈련이 거의 매일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맞서 북한은 거의 매일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단·중·장거리 미사일을 설명한 그는 "서울~부산은 400km, 서울~평양은 200km, 한반도 양쪽 끝은 1200km 거리다. 북한이 남한을 겨냥했다면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이 필요할까. 남한을 상대한다면 미사일은 필요 없고, 멀리 날아가는 대포면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인구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평양에서 미사일을 쏘면 1~2분 안에 서울에 온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  이재봉 원광대학교 명예교수(정치외교학)는 15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와 윤석열 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미국과 남북한의 선제공격론을 거론한 이 교수는 "뭔가 조짐이 이상하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 징후 판단을 누가 하느냐. 내가 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남북한과 미국 3개 나라가 각각 선제공격론 방침을 세워 놓았다"고 했다.
    
핵우산·확산억제를 거론한 그는 "이번에 윤석열(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가장 큰 성과를 얻었다는 게 확장억제를 다짐받았다는 것이다. 미국이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있는데 그것을 더 넓게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핵무기가 없는데, 미국이 우리를 대신해서 핵무기 공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핵무기 공격을 당했을 때 자기들이 보복을 당할 우려를 안고 있는데 핵공격을 해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북 사이에 미국을 끼워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배경을 알아야 한다. 북한의 군사비는 남한의 1/10이고 미국의 1/100도 안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10배, 100배 군사비를 많이 쓰는 한국과 미국이 끊임없이 연합훈련을 하니까 그런 거다. 남한에는 세계 최강 미군이 있지만, 북한에는 중국군이나 러시아군이 한 명도 없다. 남한과 미국은 포천에서 해군과 육군이 연합합동훈련을 한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를 끌어들여 단 한 차례도 연합훈련을 하지 않았다. 우리 경제력은 세계 10등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이 강한 한국과 미국이 끊임없이 연합훈련을 하면 북한은 어떻게 대응을 할까. 어떻게 할 수 밖에 없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어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선 "과거에 북한은 핵무기가 없었다. 남한은 1958년 1월부터 소련이 무너지기 전인 1991년까지 미국의 핵무기가 들어와 있었다"며 "1970년대, 80년대 같으면 북한은 핵무기가 없을 때였다. 그때 왜 전쟁을 끝내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이 교수는 "남북한 사이 전쟁의 가능성만 커진 게 아니라 미국-중국 사이 전쟁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2049년까지 세계 1위 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긴장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니까 미국이 중국을 견제·봉쇄하는 것이다. 미국은 좀 사악하고 탐욕스러운데 그것이 국가의 본질이다. 경쟁국이 치고 올라가면 가만 둘 나라가 어디 있나. 중국의 목표까지 26년이 남았고, 더 일찍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 기간 동안 지금부터 두 나라가 얼마나 격렬하게, 전쟁에 가까운 경쟁을 벌이겠느냐. 가장 곤란한 처지에 있는 나라가 우리다. 그런데 윤석열(은 고민도 필요 없이 무조건 미국만 따라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윤석열은 공식적인 외교정책이 한미일 동맹, 공조 강화다.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라고 했다. 이는 미국의 정책에 따른 것이다"라고 봤다.

"국제관계에서 지겹도록 널리 쓰는 말이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것이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게 국제관계다. 미국이 그렇다. 일본이 하와이 진주만 공격을 했고 미국과 1941~1945년 사이 전쟁을 벌였다. 그때 미국이 가장 가까이 지낸 나라가 소련이다. 미국이 일본과 싸울 때 소련에 도와 달라 요청했고, 소련은 독일이 항복하면 병력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1945년 5월 9일 독일이 항복하고, 8월 15일 일본이 항복했는데, 독일이 항복하자 소련은 3개월 뒤에 대일 선전포고를 했다.

2차 대전이 끝나자 미국은 소련을 견제했다. 미국은 1948년 CIA, 국가안보위원회를 만들고, 이듬해 나토를 만들어 반공정책을 폈는데 그것은 소련 겨냥이었다. 그러자 미국은 일본을 끌어들였고, 2차대전에 대해 일본을 처벌도 하지 않았으며 1951년 미일안보조약을 맺었다."

이 교수는 "(당시)미국은 일본과 손을 잡으라고 한국에 압력을 가했다"며 관련 역사를 설명했다.

"미국이 압력을 가해도 이승만은 듣지 않았다. 군대와 경찰을 친일파로 채웠지만 이승만 자신은 친일정책을 펴지 않았다. 가령 바다 경계를 넘어 일본 어선이 넘어오면 나포를 했다. 이승만이 4월혁명으로 물러난 데는 미국의 압력 때문이다. 박정희가 군사쿠데타로 집권하니까 한일협정을 하라고 했고, 김종필이 일본에 갔다. 당시 나온 미국 외교문서를 바탕으로 공부해서 알게 된 사실이다. 그때 독도와 일본군위안부, 징용, 문화재 반환 등 여러 문제가 있으니까, 김종필이 일본에 가서 독도 폭파를 제안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가 미국 방문하려 하니까 미국은 한일협상 타결부터 하고 오라고 했던 것이다."

"미중 기술전쟁, 가장 큰 피해는 대한민국"

미국-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무역, 기술, 반도체전쟁 등을 거론한 이 교수는 "가장 큰 피해는 대한민국이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탓도 있지만 우리는 지난해부터 계속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무역에서 흑자로 돌아서기가 상당히 힘들 것이다. 그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 침공하는 조건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반하고 외세가 부추기면 전쟁 불사라는 것이다. 그것을 부추기는 나라가, 현실 변경을 추진하는 나라는 중국이 아니고 미국이다. 대만에서 전쟁이 나면 우리가 끼어들지 않을 수 없다. 설사 우리가 참전하지 않아도 우리는 불바다가 된다. 남북한 전쟁뿐만 아니라 미중 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리는 중립을 해야 한다."

이재봉 교수는 하와이대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9~2023년에 '남이랑북이랑 더불어살기위한 통일운동' 대표를 지냈으며, 책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와 <두 눈으로 보는 북한>, <이재봉의 법정증언>, <문학과 예술 속의 반미>, <한반도 중립화 : 평화와 통일의 지름길>을 펴냈다.
 
▲  이재봉 원광대학교 명예교수(정치외교학)는 15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한반도 전쟁 위기와 윤석열 정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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