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가죽 확보하라” 북, 가축 전수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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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6-01 10:04 조회1,02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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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 가죽 확보하라” 북, 가축 전수 조사
앵커: 북한이 군화를 생산하는 구두공장 자재난을 해결한다며 주민세대별 가축 실태를 조사하고, 가축의 가죽을 국가가 수매하기로 했습니다.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에는 국영목장에서 축산짐승의 생가죽(금방 벗긴 가죽)을 공급받아 가죽을 생산해 구두공장에 공급하는 ‘가죽이김공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축산사료 공급의 마비로 인해 국영목장 운영이 악화되면서 가죽이김공장도 가동 중단에 직면하게 되자 북한이 각 가정마다 가축 사육 실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가죽 조달에 나섰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30일 “이달 초 은산군에서는 주민들이 기르는 돼지와 염소 등을 조사했다”며 “조사에 등록된 가축의 가죽은 개인 처분이 불가능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군인들의 군화와 혁띠(벨트) 등을 생산할 가죽이 부족하여 구두공장 가동이 어렵게 되자 가축을 전부 지방정부에 등록하고, 등록된 가축의 가죽은 반드시 국가에 수매하도록 조치했다는 설명입니다.
“지방정부의 조사일지에는 어미돼지와 어미염소는 물론 새끼돼지와 새끼염소까지도 마리수로 등록되어, 주민세대별 국가에 수매할 생가죽 수량으로 집계되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주민세대 대상으로 생가죽을 수매 받는 국영기관은 은산군 인민위원회 산하 생가죽수매소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생가죽수매소에서는 수매원들에게 지역담당제를 실시하고, 수매원들이 담당 지역을 순회하면서 국가에 등록된 어미돼지와 염소, 토끼 가죽을 징수하도록 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수매원들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국영수매소가 생가죽을 징수하는 수매가격이 시장가격보다 수십배 싸기 때문입니다.
돼지 생가죽을 장마당에 팔면 1킬로에 1만2천원($1.46)인데, 국영수매소의 수매가격은 1킬로에 500원($0.06) 정도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와 관련 황해북도의 한 소식통은 31일 “이달부터 사리원에서는 주민들에게 기르는 집짐승 종류와 마리 수를 동사무소에 등록하도록 했다”며 “등록된 집짐승 가죽은 반드시 국가에 수매하라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해당 조치에 주민들은 ‘내 돈으로 장마당에서 새끼돼지를 구매해 기르는 데 왜 국가에 등록하냐’며 ‘별꼴 다 보겠다’는 반응”이라고 이 소식통은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축등록을 하지 않자 당국은 인민반장과 함께 주민세대를 돌면서 어느 집에 돼지가 몇 마리 있고, 어느 집에 개와 염소가 몇 마리 있는 지 조사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조사로 등록된 가축 장부는 지역에 자리한 생가죽수매소에 넘어가 수매원들이 집집마다 돌면서 가죽 수매사업이 시작되었지만, 국가수매가격이 장마당보다 너무 싸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북한 당국은 “국가에서 수매한 생가죽은 가죽이김공장에 공급되고, 다시 구두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생산자재로 공급되어 인민군대 군화와 혁띠 등을 생산하게 된다”고 선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나라에서 식량을 공급하지 못할망정 왜 개인이 기르는 돼지나 개가죽을 헐값으로 가져가려 하냐”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어 가축 생가죽을 국정가격으로 징수하는 사업은 흐지부지 될 것으로 소식통은 예상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