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전 양상 보이는 중동 전쟁에 대한 논의
BRICS 정상회의 기간에도 별도 양자 회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1일(현지시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확전 양상을 보이는 중동 전쟁에 대한 논의가 오갈 예정이다.
7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국제 포럼 참석을 계기로 방문하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혔다. 우샤노프 보좌관은 “이번 회담은 양국 현안을 논의하고 급격히 고조된 중동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데 중요하다”고 했다. 두 정상은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신흥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기간에도 별도로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란을 방문해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제1부통령을 차례로 만났다.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양국 간 정상급 교류가 세 차례나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푸틴 대통령과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만남은 지난 1일 이란의 미사일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와 이란은 서로 무기를 제공하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런 군사 협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란과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사태 악화 상황에서 더 강화돼왔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격화되는 중동 정세가 나쁘지만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있는 중동 전문가 루슬란 술레이마노프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분산되기 때문에, 러시아는 중동의 혼란을 통해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알렉산더 리브만 베를린자유대학 교수는 “러시아가 악화한 중동 상황을 영향력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공정한 중재자로 자리매김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쟁 중인 러시아가 (중재자로서의) 가시적인 활동을 할 자원은 없기 때문에 수사학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다른 국가 정상과도 양자회담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중동 분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이란을 비롯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국이 속한 브릭스의 틀을 기반으로 외교적 초점을 맞추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푸틴 대통령은 브릭스 가입 의사를 밝힌 튀르키예 대통령과도 중동 정세를 논의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 상황을 포함해 양국 및 국제 문제를 논의했으며 양국 관계의 건설적인 성격과 추가 협력 준비에 만족을 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