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광저우 LG공장 방문(4/12)..‘기술 자립’ 외쳐온 시진핑이 LG 공장 찾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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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04-18 09:17 조회1,02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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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광저우 LG공장서 中 투자 강조…"기회 포착하길"(종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2일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방문해 중국 시장 투자를 강조했다.
1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광둥성 시찰 일환으로 전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생산기지를 방문, "글로벌 경제 성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이 새로운 발전 구도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강화하면 시장 우위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기 위해 광둥성을 찾은 뒤 10일부터 현지를 시찰하고 있다.
이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생산기지에서 시 주석은 1시간 가량 사업 관련 소개를 듣고 생산 라인을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에 오고, 광둥성에 오고, 웨강아오 대만구(광둥성·홍콩·마카오를 아우르는 지역)에 와서 기회를 포착해 중국 시장을 깊이 경작하고 기업 발전의 새로운 영광을 창출하기를 바란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시설 내에 전시된 제품과 생산·조립 과정을 살피고, 기업 발전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 간의 무역 투자 협력을 향상시킨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2006년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7대3 합작 투자해 건설한 광저우 LG디스플레이 생산기지는 총 70만㎡ 규모로, 현지에서 가장 큰 외국인 투자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주로 생산하며, 2020년부터는 8.5세대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시 주석은 같은날 중국 전기차 업체인 광치아이온신에너지차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장구히 변치 않을 것"이라며 "개방의 대문을 영원히 스스로 닫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와 협력하고 윈윈하기를 원하는 모든 국가와 마주한 채 세계 경제의 공동 번영과 발전을 추동하길 원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은 대국으로, 실물경제를 중시하고 자력갱생의 길을 가야 한다"며 "관건적인 핵심 기술은 자주적인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해야 하며, 국제 협력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과 인재 양성을 강화하고 과학기술 자립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3년 간의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굳어진 중국의 봉쇄·폐쇄의 이미지를 벗고, 경제 개방에 본격 나서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목표치로 제시한 5.0% 안팎의 성장은 외자와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 없이는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기술 자립’ 외쳐온 시진핑이 LG 공장 찾은 까닭은 [유레카]
[유레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엘지(LG)디스플레이 공장을 방문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한·미·일 밀착, 대중국 무역적자 급증 등으로 한중관계 곳곳에서 ‘경고음’이 올리는 와중에, 시 주석은 지난 12일 광둥성 광저우의 엘지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약 한 시간 동안 방문해, 한중 우의를 강조하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첨단기술 자립’ 총력전을 벌여온 시 주석이 현지 외국 공장을 시찰하는 일은 매우 드문데다, 한국 기업의 중국 현지 공장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시 주석이 의도한 가장 중요한 신호는 ‘개혁개방을 뒤집지 않을 테니 외국기업들은 안심하고 투자하라’는 것이다. 시 주석은 엘지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외국 투자자는 기회를 잡아 중국으로 오고, 중국 시장을 깊이 경작하며, 기업 발전의 눈부신 새 성과를 창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의 올해 급선무는 ‘제로 코로나 3년 재난’ 이후의 경제 회복이다.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광둥성을 방문해, 국유기업·자립자강 중심 정책에 의구심이 커진 외자기업들을 설득하려 한 것이다. 시 주석의 이번 광둥성 방문을 보도하면서, <인민일보>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변치 않을 것이고, 영원히 스스로 개방의 대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별히 한국 공장 방문을 선택한 것도 치밀한 계산의 결과다.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임기가 시작된 뒤 지난 한달 동안 중국은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이란·브라질 등 미국식 질서에 도전하는 우군들을 결집하고, 스페인, 프랑스 정상과 일본, 독일 외교장관을 베이징으로 불러 회담했다. 중-러가 주도하는 ‘다극체제’에 동조하는 국가들의 힘을 모으는 한편 미국 동맹체제에 균열을 만들려는 치열함이 보인다. 과거 중화제국들이 조공국의 위상에 따라 경제적 혜택 등에 차등을 두고 관리하던 조공체제의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이 구상에서 한국은 어디에 있을까. 3월 말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두 축인 삼성의 이재용 회장,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을 초청했고, 이번엔 시 주석이 한국 기업 공장을 방문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잇따라 한국 기업 관련 보도를 하고 있다. ‘한미일 협력’만 외치는 한국 정부 대신 기업들을 통해 한국을 움직이려는 신호로 보인다. 중국이 미국의 첨단기술 봉쇄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을 최대한 끌어당기려는 뜻도 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던 ‘좋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이 중국과의 협력 공간을 넓히고 관계를 개선하는 전략은 더욱 중요해졌다. 손을 내미는 중국의 의도를 명확하게 읽고, 지피지기하며 움직일 때다.
박민희 논설위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