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국방부가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고 한국산 부품이 들어간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무기 부품이 간접적으로나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사실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폴란드 국방부는 9일 한국산 부품이 들어간 자주곡사포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는지를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한국 정부의 승인 후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We would like to confirm that South Korea approved the re-export before transfer of the systems to Ukraine as such approval is a prerequisite.”

폴란드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에 그 무기체계를 이전하기 전 한국이 재수출을 승인했다는 것을 확인한다”며 “그러한 승인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8일 한국 방위사업청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가 관련 서류와 가능한 문제들을 검토한 후 폴란드에 수출 허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거래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부품을 간접적으로나마 제공하는 것을 승인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보낸 크랩 자주포가 한국, 영국, 독일 등의 지원으로 폴란드에서 생산된 자주포로, 한국은 차체만 공급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한편 폴란드 국방부는 한국과의 방산 협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폴란드 국방부] “We also confirm that the South Korean weapon systems acquired by the Polish Armed Forces are among the most modern technological solutions in their classes. What is more, foreign contracts, including those with South Korea, among others, are a huge opportunity for our industry.”

폴란드 국방부는 “폴란드군이 획득한 한국 무기 체계는 동급에서 가장 현대적인 무기에 속한다”며 “한국 등 다른 국가들과의 계약은 우리의 산업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 수출한 무기도 우크라이나에 유입되지 않도록 재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한국산 무기 지원을 거듭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1월 방한 당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살상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면서 어디까지나 한국 주권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