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중 무역액이 여전히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실질적인 대중 수출 품목은 단 4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와 맞물려 무역 정상화에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공개한 지난달 북한의 대중 무역 총액은 1억 234만 달러입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3천 59만 달러보다 약 3배 늘어난 것으로, 북한이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의 교역을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교역이 비정상적으로 축소됐던 작년이 아닌 과거와 비교하면 북한의 무역액은 여전히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9년 4월 북한의 대중 무역 총액은 2억 4천 146만 달러로 올해 4월보다 약 2배 많았습니다.
또 4억 3천 647만 달러와 3억 8천 743만 달러를 각각 기록한 2016년 4월과 2017년 4월과 비교할 때 올해 같은 기간 무역액은 당시의 약 23~26% 수준에 불과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이 봉쇄된 데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가해진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여파가 이어지면서 최저 수준의 무역액을 기록한 겁니다.
이 기간 북한이 거래한 물품의 면면을 살펴보면 북한의 대중 무역액이 실제보다 더 낮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실제로 VOA가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출액 424만 7천 달러를 세부 품목 자료와 비교해 본 결과, 북한의 수출품에는 ‘전기’ 수출액 141만 3천 달러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앞서 북한 경제전문가들은 북한과 중국이 합작으로 운영 중인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각자 끌어갈 때 이를 수입으로 기록하고, 상대국이 가져간 전기를 수출로 기록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전기를 정상적인 수출입 품목으로 보지 않는다면, 지난달 북한의 실질 대중 수출액은 200만 달러대로 축소된다는 뜻입니다.
특히 북한의 이 기간 대중국 수출품 가운데 1만 달러가 넘는 품목은 전기를 포함해 단 5개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전기를 제외하면 지난달 북한의 수출 품목은 4개로 줄어듭니다.
교역이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음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기를 제외하고 북한이 이 기간 가장 많이 수출한 품목은 ‘플로트 유리(Float glass)’로 128만 5천 달러를 기록했고, 실리콘 제조용 탄화규소가 90만 달러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또 실크 관련 제품 각각 34만 달러어치와 29만 달러어치가 중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북한이 이 기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10대 물품에는 소비재 품목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약 604만 달러의 수입액을 기록한 설탕은 북한이 지난달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이었으며 밀가루(373만 달러)와 담배 부산물(266만 달러), 담배(261만 달러)도 각각 대중 수입 목록에서 각각 5위와 9위, 10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입이 작년에 비해 소폭 늘어나긴 했지만, 이 같은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앞서 일부 언론은 중국 단둥시가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이유로 도시를 전면 봉쇄한 뒤 북중 화물열차 운행도 중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까지 화물열차 운행은 재개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북한의 대중 무역액은 또다시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